시장 활황타고 양.질 모두 성장-올해 발행시장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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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93년 발행시장은 유통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오랜만에 활기를 띠어 量的으로 풍성하고 質的으로도 개선된 한 해였다.
우선 각종 수치상에서 뚜렷한 약진이 드러났다.기업공개 7개社1천8백1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공개회사수는 하나 줄었으나 자금조달규모는 1백21% 늘었다.지난 89년 이후 처음으로 기업공개를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가 증가한 것이다 .
유상증자는 12월말 납입예정분까지 포함할 경우 약 1백70건,2조7천5백억원 이상으로 지난해(1백33건 1조7천1백12억원)보다 금액기준 62% 가량 증가했다.
해외증권은 모두 27건 38억3천3백만달러 어치가 발행돼 92년의 19건 19억4천3백만달러보다 액수면에서 약 두배 증가를 보였다.
기업공개는 공개대상 기업의 요건강화와 증권감독원의 공개심사가엄격해진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이에 따라 상장을 원한 회사는 많으나 공개된 회사수는 증시활황에도 불구하고 7개社에 불과했다.하지만 올해 신규공개된 기업의 上場이후 株價가 지난 3년동안 가장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증시 활황의 영향과 함께 엄격한 공개요건및 심사과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감 표출』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유상증자의 경우는 株主우선 공모방식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공모방식의 증자는 10월현재 6천4백54억원으로 92년중 이루어진 규모의 2배에 육박했다.반면 舊株主배정방식은 10월현재 1조6천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 늘어 나는데 그쳤다. 90년이후 증시침체로 거의 발행되지 않던 국내전환사채(CB) 발행도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CB는 지난 4월까지 한 건도 없다가 5월부터 발행되기 시작해 12월 계획분까지 모두 37건 3천3백84억원이 발행됐거나 발행될 예정이다.
또 지난 4월에는 비상장 중소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메디슨이 20억원어치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한 것도 특기할만 하다.
新경제계획아래 중소기업지원정책에 따라 중소기업은 유상증자와 회사채발행에 있어 물량조정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올해 발행시장의주요변화중 하나다.場外시장 등록기업도 79개사가 늘어나는 활기를 보였다.
해외증권발행에서는▲起債방법의 다양화▲중소기업의 해외전환사채 활성화▲스위스시장의 부상등을 들수 있다.해외증권은 기존의 고정금리채 외에 변동금리채(FRN)와 해외전환사채(CB),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주식예탁증서(DR)등으로 다양 해졌다.
발행시장의 과제로 남은 것은 기업의 適期자금조달에 지장을 주는 각종 규제완화다.기업공개때 감독기관에서 기업내용과는 거리가있는 목표가격을 정해놓고 이에 맞춰나가는 방식은 고쳐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유상증자조정위원회와 기채조정협의회의 심사도 이제는 폐지되거나,완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건설회사및 종합상사에 대한회사채발행 조건완화도 필요하다.종합상사의 경우 서비스업으로 분류됨에 따라 자금조달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CB발행은 보증이 필요한데다 1년이상이 돼야 전환이 가능하며 표면금리도 높은 편이어서 채권의 성격이 강하다.이에 반해해외CB는 보증도 필요없고 전환기간이 대체로 한달이내여서 유통이 잘되고 최근에는 표면금리도 0.25%로 낮아 지고 있다.국내전환사채도 전환가능기간을 줄여 유통을 촉진시키는게 급선무라는지적이다.
해외CB는 재무부로부터 인가받은뒤 3개월 이내에 발행해야 하고 他社의 CB가 발행되면 그로부터 2주뒤에 하게 돼있다.하루하루 변하는 海外시장에서 한푼이라도 유리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납득할수 없는,규제를 위한 규제라 는 지적이다. 무보증사채의 인수기반 확대도 필요하다.메디슨처럼 유망 중소기업으로 알려진 회사의 社債도 소화에 애를 먹었다는게 담당자들의 전언이다.이는 투신사와 몇몇 신설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연금.기금등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이 내부규정으로 무보 증 회사채매수를 금지한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장외시장의 경우도 과세문제로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상장법인 주식의 경우는 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하나 장외등록주식은 장외시장에서 취득한 주식에 대해서만 과세를 면제한다.때문에 場外등록 이전부터 주식을 보유했던 기존주주는 시장에 내다팔고 싶어도 양도차익세 때문에 팔지 않아,거래도 뜸하고 시장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李石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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