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독서문화 변화-수능 영향 독서길잡이책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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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교과서와 참고서를 빼고는 달리 읽을만한 책도,책을 읽을 시간도 없다시피 하던 청소년들의 독서문화가 修能시험의 영향으로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고등학생들을 위한 독서생활의 길잡이 역할을 표방하고 창간된 월간잡지들에 이어 중학생을 겨냥한 독서교육잡지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또 종래의 참고서 시장이 흔들리는 대신 청소년들이 읽을만한 교양도서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0년『고교 독서평설』이란 월간잡지를 창간한 지학사는 수능시험 발표와 함께 급증한 정기구독자수가 6만명을 넘어서자 새로이『중학독서평설』을 창간,94년 1월호를 선보였다.㈜서울교육도「수학능력과 고등사고력 배양」을 내걸고『중학생 독서친구』를94년 1월호로 첫선을 보였다.지난7월 천재교육사에 의해 만화독서잡지『만화 독서광장』이 창간되기까지는 단 한가지도 없던 중학생 대상 독서잡지가 불과 6개월 사이 세종류나 생겨난 셈.이로써『디딤돌』『고교 독서평설』『글과 생각』『독서광장』등 고교생대상 독서잡지시대에 이어 중학생 독서잡지시대가 열리고 있다.
학습지 시장도 완연히 달라지는 추세다.교보문고 全炳奭과장에 따르면 종래의 문제집이나 참고서 판매량이 30%정도 줄어든 대신 수학능력 시험을 치러야 할 청소년들이 널리 읽어야함직한 교양도서의 판매량이 30%이상 늘었으며 이같은 변화 는 가속화 할 전망.
또 올해초까지만 해도 종래의 참고서를 짜깁기해 표지만 바꾼 경우가 흔했지만 점차 그 내용을 보완해「참고서 같지않은 참고서」로 탈바꿈하는 경향이다.황무지에 가까울만큼 청소년들을 위한 단행본 도서가 드물던 현실을 고려할 때 최근 몇개 월 사이에『한국인의 과학정신』(평민사),『내 작은 인생이 흔들려요』(한아름),『상식속의 철학,상식밖의 철학』(새길),『환상의 수리탐구여행』(장백),『그 산하 그 인걸』(배영사),『너의 용기만큼 큰 산』(사계절)등이 출판된 것도 새로 운 경향이다.
한편『즐거운 독서여행 1,2』(내일을 여는 책)등 청소년을 위한 독서지침서,『놀면서 하는 공부』『웃으면서 하는 공부』(한민사)등 교과서와 참고서에만 매달리던 종래의 공부방법에서 벗어나 사고력.탐구력을 기를 수 있는 공부방법 안내서 등이 인기를모으고 있다.
그런가하면『교과서속의 숨은 이야기』(동쪽나라)처럼 교과서와 관련된 근본원리및 사실을 중심으로 상식과 이해를 넓힐 수 있는이야기들을 과목별로 담아낸 책들도 매우 새로운 형태의 참고서로꼽힌다. 수능시험이 청소년들을 위한 독서교육에 일단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교사.학부모.서점및 출판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아쉬워하는 것은 누구나 믿을만한 우수도서 선정기구.
청소년들을 위한 역사.지리.문화.언어.정치.경제.여성.예술 등 다방면의 읽을거리를 한데 묶은『길은 길을 따라 끝이 없고』『왜 사냐고 묻거든』등을 펴낸 尹九炳교수(충북대)도『미래세대에관심있는 교육자.출판인.언론인.과학자.예술가등이 대상별.단계별우수도서들을 선정토록 하는 중립적 민간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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