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레스토랑 '코코스' 문 닫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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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의 원조인 '코코스'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산했다.

코코스는 "법원의 파산선고를 받아 지난 11일부터 전국 19개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고 자산 매각 등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코코스를 운영하는 신동방은 지난 12일 이를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지난달 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고 말했다.

코코스는 194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폭넓은 체인망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도파가 사업권을 따내 1988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1호점을 열었다. 코코스는 미국풍 건물과 밝은 인테리어, 서구식 메뉴 등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국내에 서구식 외식문화를 퍼뜨리는 역할을 했다.

한때 전국에 45개 점포가 운영됐으나 97년 미도파가 부도난 뒤 신동방에 인수되면서 경영난을 겪게 됐다. 신동방마저 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부채 1천억원을 안은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이후 코코스는 부실점포 정리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했지만 다른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을 이기지 못해 끝내 파산했다.

3백60억원을 들여 충북 진천에 대규모 식자재공장을 지은 것이 큰 부담이 됐고, TGI 프라이데이스.베니건스.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신규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패밀리 레스토랑 등 외식업계는 최근 소비심리 위축과 광우병 파동 등으로 매출이 20% 정도 줄어드는 등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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