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시대 어느날 갑자기 온다-美 과학誌 특집기사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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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 한해에도 세계의 과학기술계에는 적지 않은 발견과 기술혁신이 있었다.美國의 유명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93 발견과 94 도전」이라는 내용의 송년특집을 통해 이같은「발견과 도전」들을 소개했다.
여기에는▲신비의 뇌,思考의 조정자인가▲암발병의 새 메커니즘 발견▲경제성 있는 인공 다이아몬드 개발 열기▲활기띠고 있는 中間子 연구 등 과학 전분야에 걸쳐 올 한해 세계 과학계의 주요성과이자 내년에 헤쳐나가야할 14개 과제가 선정 됐다.이중 흥미로운 2개 항목을 간추려 소개한다.
◇코끼리 크기의 나무늘보는 생존해 있는가=남미 아마존 유역의주민들 사이에는 오래전부터 빨간머리의 괴물이 괴성을 지르며 돌아다니다가 때로는 사람을 해치기도 한다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를 길잃은 곰이나 원주민들을 두고 한얘기일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그러나 올초 브라질 에밀리오 겔디 박물관의 데이비드 오렌 박사(생물 다양성 전문가)는 이들 아마존 지역 주민의「증언」을 수집해 정리 한 결과,흔히「마핑가리」로 불리는 이 빨간머리의 괴물이 1만1천~8천5백년전 지구상에서 멸종됐던 거대한 나무늘보에 대한 화석증거와 딱들어맞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이미 수차례의 발굴로 브라질에서 8종의 나무늘보 화석이 발견된 터이어 서 오렌 박사의 이같은 주장은 제법 신뢰를 얻고 있다.문제는 과연 이들이 생존해 있느냐 하는 것이다.한 학자는 만일「마핑가리」가 생존해 있다면 밀림의 파괴가 적은 아마존 서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나무늘보의 얘기가 히말라야의 설인이나 네스호의 괴물처럼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을 수도 있다.
◇빙하기는 급격하게 찾아 온다=氷河期와 間氷期는 갑작스런 날씨 변동과 함께 찾아온다는 사실이 氷核과 바다밑 퇴적물에 대한연구로 밝혀졌다.유럽과 미국의 기후 연구팀들은 최근 각각 그린란드에서 깊이 3천m속의 최고 25만년전에 형성된 빙핵과 눈조각 등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13만년전 지구의 온도는 지금보다따뜻했으며 어느 시기 갑자기 지금처럼 추워졌다는 결론을 얻었다.이같은 발견은 지구가 최근 1만년 동안 안정된 기후 상태를 유지해왔다는 사실과 맞물려 큰 의미 가 있다.즉 언제 다시 갑작스럽게 빙하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것이다.
해양학자들 역시 대서양의 바다밑 침적물을 분석한 결과 서로 다른 온도에서 번성하는 플랑크톤의 분포로 추측할 수 있는 기후변동이 얼음분석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같은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어떤 요인으로 인해 지구의 기후가 급변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현재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유력한 가설로는▲강우량의 변동에 따른 바다의 열용량 변화와▲이산화탄소의 급증으로 인한 온실효과 모델이 거론 되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로 얻은 중요한 발견은 온실효과의 누증이 지구기온의 급격한 변화를 앞당겨 촉발시키지나 않을까하는 우려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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