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고급별장 건립 붐-벼락부자들 투자대상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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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러시아가 시장경제圈으로 편입되면서 벼락부자들이 부쩍 늘었다.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은 고급승용차.별장등 돈 쓸 곳을 찾게마련이다.이들의 수요에 맞춰 요즘 모스크바 교외 곳곳엔 西유럽풍으로 한껏 멋을 낸 별장촌 건립공사가 한창이다 .
한때 공산당 고위층들만의 전유물이었던 별장이 이제는 신흥부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붉은 색 벽돌과 나무등을 사용해 짓고 있는 이러한 별장들은 대부분 3층짜리로 2대의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는 차고,사우나및 각종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까지 갖춘채 주변의 맑은 공기와 멋있는 景光등을 배경으로 서있다. 모스크바 교외 이스트린스코예 지역에 이러한 고급 별장촌을 지어 판매하는 사프산社의 세르게이 슈마코프는『이 별장들은 모두 러시아의 신흥 부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한때 돈많은 사람들의 상징이었던 외국인들은 이러한 고급 별장의 주인이 되기에는대부분 너무나 가난하다고 말한다.
모스크바에는 이러한 별장촌을 건립해 판매하는 전문 부동산 회사가 벌써 10여개나 생겼다.
모스크바市 도로건설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는 도르스트로이세르비스社도 별장 건설에 뛰어들었다.이 회사가 짓고 있는 별장촌은 3층짜리 10채규모로 한채의 면적이 4백30~5백15평방m에 달한다.도르스트로이세르비스社는 이 별장건축사업이 상 당한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프산社가 건립한 이스트린스코예 지역의 별장은 짓기가 무섭게가즈프롬社에 6채,로고바즈社에 2채가 팔렸다.가즈프롬社는 러시아의 가스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국영회사로 1년 가스 수출액이 70억달러가 넘는 초대규모의 회사로 빅토르 체르 노미르딘 총리도 한때 이 회사의 책임자였다.
로고바즈社는 러시아産 대중차인 지굴리.라다의 독점딜러社며 여기에다 최근엔 신흥부자들이 즐겨찾는 주요 외국제 자동차의 독점딜러권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다.
따라서 이들은 막대한 이윤을 운용하는 차원에서도 이러한 부동산의 매입에 열중하고 있다.
러시아 별장들의 가격은 한채에 17만달러(1억3천만원)에서 30만달러(2억4천만원)에 달한다.물론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베벌리힐스나 스위스 레만 호수가의 초호화 별장들에 비하면 형편없는 가격이지만 규모나 위치등을 감안하면 절대 로 싼 가격이 아니라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재미있는 것은 옛날부터 별장을 일컫는 의미의 러시아語인 다차라는 단어가 이러한 호화별장에는 사용되지 않고 영어의 카티지(Cottage)에서 따온 코타주라는 단어가 쓰인다는 점이다.
사프산社나 이러한 별장을 지어 판매하는 다른 회사들은『러시아의 신흥부자들은 모두 서민들과 구별되고자 하는 심리구조를 갖고있다』고 말하고 이들의 이러한 심리구조를 충족시켜주면서 기존 별장(다차)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기 위해 코타주라 는,영어에서 따온 단어를 선전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金錫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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