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TV드라마 PD-드라마가 만들어지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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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드라마제작의 첫 단계는 기획이다.기획은『머나먼 쏭바강』『여자의 남자』등과 같은 드라마의 소재를 찾는 일이다.원작이 있는 경우 낙점해 작품 분위기에 맞는 극작가를 선정하고 원작이 없는경우 소재만 정하고 바로 극작가에게 집필을 의뢰 하기도 한다.
또 극작가가 쓴 작품을 그대로 받아쓸때도 있다.소재선정은 회사차원에서 내려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담당연출자와 CP(드라마타이틀에 기획으로 자막이 나오는 데스크 PD)가 하게 된다.
소재와 극작가 선정이 끝나면 시놉시스(개요서)를 만들고 이를기초로 예산안인 사내결재용 프로그램 기획제안서를 작성한다.회사측에서 제작허가가 나면 가장 중요한 캐스팅에 들어간다.
현재 방송3社의 드라마수는 35개,연기자는 대략1천명선이어서단순 계산해도 쓸수 있는 연기자수는 한 드라마에 30명정도.이중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주연.조연급 연기자는 반도 채 안되는 형편이다.
이런 여건에서 잘 나가는 스타급을 캐스팅하려면 속이 썩어도 한참 썩어야 한다는게 PD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배역이 끝나면 촬영.조명등 스태프구성에 들어간다.스타일이 비슷한 스태프를 구성하는 것도 캐스팅 못지 않게 중요하다.예전에비해 스태프들의 지위도 많이 향상돼 PD는 이들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다음단계는 촬영의 전단계로 장소 헌팅과 자료수집이다.촬영장소물색은 영상을 구상하는 연출자가 직접 하지만 요즘은 전문헌팅맨이 생겨 대행하기도 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올로케이션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 1~2일 스튜디오 녹화하고,야외촬영 2~3일,편집과 음향효과 믹싱작업에 각각 하루가 걸린다.펑크없이 부지런히 제작했을 때 1주일에 하루정도가 쉴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작품이 종영되고 다음 작품 촬영에 들어가기전 3~5개월은 비교적 여유 있는 편이다.PD들은 이때 여행하며 촬영장소도 봐 두고 소설등을 읽으며 소재를 찾기도 한다.
촬영에 들어간 PD들의 복장은 대개 챙달린 모자.작업복.운동화 차림이 주종이다.모자는 햇빛을 가리고 바람에 머리가 날리는것을 막기위해 쓰기 시작했는데 이젠 PD들의 패션이 됐다.
또 촬영에 들어가면 머리를 안감고 손톱을 안자르는 PD사회의특이한 관행이 아직도 일부 PD사이에서 잔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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