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국제화 돕는 행정서비스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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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UR 타결로 이제 우리는 예외 없는 개방을 받아들이고 국경 없는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새로운 국제 규범에 따라 국제 사회에서 국가 이익을 위해 개인.기업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함은 당연하다.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우루과이라운드에 대한 그 동안의 충격과 논란으로 많은 사람들이 개방화.국제화를 그저 막연한「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개방은 나라 밖으로부터 경쟁의 바람을 끌어들이고 국제 협약에따른 개방의 원칙을 우리가 진출하는 나라에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오히려 우리에겐 기회나 다름 없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화는 우리가 지금까지 폐쇄적인 경제 체제에서 유지해 온 국내의 제도와 법률,의식과 규범을 UR 협정과 같은 국제적 틀에 맞추어 뜯어고치고 새로운 경쟁의 틀을 갖추게 해 줄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동안 개방화나 국제화가 그토록 강조돼왔으면서도 별 결과를 낳지 못해왔다.
결국 개방화는 보호에서 경쟁으로,국제화는 고립에서 협력으로 가는 길이자 우리 경제의 선택이며 반드시 성취해야 할 대상이다. 무역과 투자 확대로 국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외국 기업의 국내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아울러상품이나 자본 뿐 아니라 사람과 기업도 자유로운 국제적 경제 활동을 벌여야 한다.
진정한 국제화와 개방화를 위해선 새로운 국제 질서에 맞게 국내 기업의 경제 활동이 자유스러워져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 집단이 글로벌 경쟁의 첨병으로 뛰어야 하고, 정치 논리로 세워진 대기업 차별 정책은 과감히 수정돼야 한다.
모든 것이 국제화되는 마당에 정부의 행정 서비스만 예외가 될수도 없다.서비스 수준을 높일 노력은 하지 않고 시장독점적 위치에만 의존해 자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어떤 경쟁국의 행정 서비스보다 좋은 기업 경영 환경을 조성,자국기업들은 물론 외국기업들도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벌일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화된 사회의 국민은 모두가 나라의 이미지를 파는 장사꾼이며 이 중에서도 행정관료는 가장 뛰어난 장사꾼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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