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엄마의바다 드라마 작가 김정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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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TV방송 사상 주말연속극이 연이어 히트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지난5월 막을 내린『아들과 딸』에 이은『엄마의 바다』의 연속 히트는 드라마가 강세인 MBC로서도 처음있는 일이다.
26일 종영을 앞둔 이 드라마의 작가 김정수씨는 89년『행복한 여자』에 이어 4년만에 쓴 두번째 주말연속극의 성공을 무척기뻐하면서도 스토리를 애당초 계획대로 끌고가지 못한 점을 못내아쉬워했다.
『고현정과 최민수,독고영재의 삼각관계가 처음에 구상했던 것보다 길어졌어요.상대적으로 최민수가 결혼해 장남노릇을 하며 사이가 나빴던 장모와 화해하는 과정은 줄어들었지요.또 독고영재의 경우는 고현정이 오히려 관심을 갖는 걸로 돼 있었 는데 삼각관계를 만들다보니 거꾸로 돼 버렸어요.』 초반에 세 사람의 연애관계와 고소영.이창훈의 관계가 부각되다보니 정작 하고 싶었던 재혼에 관한 이야기는 별로 할수 없었다고 한다.김혜자에게 관심을 보였던 정욱은 정영숙과 재혼약속을 하는걸로 극이 끝난다.
김씨는『게눈 감추듯 후딱 해치우는 재혼이 아니라 초혼과 같이화려하고 흥분된 결혼식을 보여주는게 원래 구상이었다』고 한다.
『드라마가 방송되면서 미망인들로부터 12통의 편지를 받았어요.하나같이 재혼을 마치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것처럼 묘사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었어요.그 중에는 10장이상의 긴 편지도 있었는데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공감이 가는 얘기들이었어 요.40대의미망인도 처녀와 마찬가지로 여자의 욕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마음껏 전하지 못한 점이 아쉬워요.』 그러나 고소영과 이창훈이 젊은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전혀예상밖의 소득이라고.
『사실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히트한 인물들은 이 두 젊은이들이지요.아무런 생각없이 부드럽고 너그러운 남자,직선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여자로 배역의 캐릭터를 설정했는데 그것이 신세대의 전형처럼 부각돼 버렸어요.』시청자들의 마지막 관심사인 허준호와 김나운의 결혼여부는 「너무 짝짓기 한다」는 인상을 줄까봐 결혼약속도 없이 연인관계로 막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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