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국교생 냉방에 떤다/교실당 석유배급 3∼5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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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거의가 오전 두시간만 불피워/전교생 31%가 독감 걸린 곳도
지난해 9월 각종 찬조금 징수행위가 전면 금지된 이후 전국의 국민학교들이 난방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지난 겨울에 이어 올겨울도 학생들이 추위에 떨면서 공부를 해야하게 됐다. 이는 석유난방에 의존하는 학교의 경우 대부분 교실당 하루 석유배급량이 3∼5ℓ 정도에 불과해 난방비 절감을 이유로 오전 2교시까지만 불을 피우며 일부 태양열 난방시설이 된 학교는 실질적인 난방효과가 별로 없는데도 아예 난로설치를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각급 학교에서는 아침 기온이 섭씨 영하 3도 이하로 내려갈때만 난방을 하고 있어 추위속 수업은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청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1천4백456개 국교교실 가운데 62%인 9백8실이 석유를 난방연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왕겨탄·갈탄·연탄 등 탄류를 쓰는 교실은 전체의 34%. 그러나 난방비 절감 때문에 불을 제대로 피우지 않아 지난달 하순부터 하침기온이 영화권으로 떨어지면서 청주 T국교의 경우 전체 2천1백명중 31%인 6백57명이 감기를 앓는 등 약국·병원을 찾는 어린 학생들이 점점 늘고있다.
경북도의 경우 국민학교 난방비는 학급 배정예산중 8만∼12만원 정도로 학교마다 별도의 연료비로 책정된 것이 없이 학급편성예산중 난방비를 융통성이 있게 학교장의 재량으로 사용토록 하고 있댜.
포항 항도국교의 경우 학급당 13만원의 예산중 6만원 정도를 연료비로 사용하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해 다른 부분의 예산 5만원 정도를 추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일선학교 교사들은 『바깥 온도가 영하 3도 이하일때만 난로를 피우는게 보통』이라면서 『어린이들을 추위에 떨지않게 하려면 충분한 난방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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