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제네바 대표부 정부청사 방불-韓美 농산물협상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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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許信行 농림수산부장관은 6일(현지시간)하룻동안 외국인들을 일절 만나지 않고 숙소인 인터컨티넨탈 호텔과 제네바 대표부에서 美國과의 막바지 협상을 준비했다.
그는 이날 오후 대표단과 장장 4시간30분동안 마라톤 대책회의를 갖고 미키 캔터 美무역대표부(USTR)대표와의 농산물 최종협상(7일) 전략을 논의했다.
○…駐제네바 대표부는 지난 5일 축산업협동조합 간부들이 제네바에 도착한데 이어 韓灝鮮 농협중앙회장등 농민대표 18명이 날아와 쌀시장 개방 반대등을 위한 시위를 벌일 계획을 세우자 아연 긴장.
이들 농민들은 GATT회원국들이 韓國 쌀시장에 관심을 갖도록하기위해 색다른(?)시위를 벌일 준비를 하고 있는데 GATT측도 이들의 시위에 긴장하고 있다는것.
○…許장관은 韓國 쌀시장 개방 유예기간과 관련,상이한 보도가국내에서 잇따르자 매우 곤혹스런 표정.
7일 오전 숙소에서 기자들을 만난 그는『협상이 진행중인데 유예기간이 확정된 듯 보도하면 어떻게 하느냐.기간을 놓고 美國과밀고 당기다 성과를 낸 것처럼 보여야지 처음부터 언론이 한꺼번에 보도하면 불리하다』며 자제를 요청.
그러나 그는『최선을 다할테니 협상이 끝날때까지 잘 지켜봐 달라』며 협상결과에 상당한 자신감을 표시.
***美 농촌출신의원 가세 ○…쌀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韓國과日本의 농촌출신 의원들에 이어 美國의 농촌출신 거물 정치인들도自國의 농민 이익을 위해 제네바로 날아올 예정이어서 제네바는 韓.美.日 3개국 농촌의원들의 세과시및 로비 격돌장으로 변할 듯.이곳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주리州의 게파트 民主黨 원내총무와 캔자스州의 로버트 돌 美상원의원(공화당)이 곧 제네바로 올 예정.이들은 美國의 반덤핑제도를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나 선거구민들을 위해 농업시장 개방에 외교노력을 벌일 계 획이라고.
***호텔3층 전체사용 ○…UR협상 첨병역할을 맡고 있는 駐제네바 한국대표부(대표 許陞대사)는 요즘 흡사「임시 종합청사」가 옮겨온듯 북적거리는 모습.
이는 경제기획원.외무부.재무부.상공자원부.농림수산부등 정부 주요 부처 고위 실무자인 차관보.국장등이 제네바로 날아와 양자및 다자간협상을 위한 대책회의를 갖고 협상 결과를 수시로 본국에 보고하고 있기 때문.
제네바 국제공항에서 승용차편으로 10분 거리,GATT 사무국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대표부는 제네바 중심가 모벤피크레디슨호텔 3층 전체를 쓰고 있으며 대표부 인원은 모두 29명.
지난주부터 협상대표단 10여명,특파원 30여명에 농민 항의단까지 가세해 대표부 직원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빠 퇴근시간도 잊고 근무.
또 조만간 각부처 실무자들로 구성된 정부 UR종합대책반이 제네바로 올 예정이어서 대표부는 UR타결 시한인 15일까지 더욱몸살을 앓을 전망.
***美,서비스도 개방요구 ○…韓國의 금융시장 추가 개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美國은 韓國이 제시한「개방 청사진」에 만족하고 있으나 이 내용을 GATT에 약속하라고 촉구하고 있다는후문. 이는 과거 韓國이 금융시장 개방 청사진을 마련했다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GATT에 약속해야 반드시 실천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제네바대표부의 한 관계자는『현재 韓美 양국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 큰 견해차를 보이 는 분야는 없는 상태』라면서 『美國이 韓國의 서비스분야 개방을 요구하고 반덤핑 제도 수정제의에 韓國의 협조를 부탁하고 있다』고 설명. [제네바=朴義俊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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