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재정 확대 선행돼야-서울YWCA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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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국민학교 시험제도,어떻게 바꿔야 바람직한가」.
서울YWCA가 지난달 30일 회관에서 주최한「국민학교 새교육평가제도의 바람직한 방향을 위한 간담회」에서는 시험횟수 제한.
주관식 평가등을 골자로 하는 국민학교 새시험제도의 실시를 앞두고 교사.교수.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 개진과 공방을 벌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국교교육평가(시험)를 전면 개선,내년부터▲1,2학년 일제고사폐지▲3~6학년은 학기마다 국어.산수등 주요 4개과목만 1회시험 실시▲50%이상 주관식 출제▲예체능 실기평가 강화▲도덕시험은 태도평가로 할 것등을 일선 국교에 지시한 것이다.
이날의 참석자들은 새 제도의 기본 방향엔 찬성하나 그 취지를살리려면 재정지원 확대,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권 보장등 국교교육의 기본구조부터 보완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날 발제 강연에 나선 朴道淳교수(高麗大 교육학)는『현 국교시험은 지식암기량만을 석차순으로 평가,이해력 부족과 함께 점수만 중시하는 이기적 인간을 길러왔다』면서 암기력 아닌 창의력등학생의 변화 가능성을 평가하는 시험제도로 개선해 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새 시험제도에 다음 몇가지를 보완해 실시할것을 제안했다.첫째,시험범위는 교과서에 국한말고 교육과정 전체를 삼을 것.교과서만 암기하고 시험을 치른 학생은 비판력.응용력등 고차적 능력을 전혀 키울 수 없다.둘째,출제방식은 학습내용을 바꿔 새로운 내용으로 출제해 학생의 자체해결을 유도하도록할 것.암기력아닌 창의력 측정시험이므로 교과서를 보고 시험을 치는 오픈북 테스트도 생각할 수 있다.
셋째,주관식 문항은 논문형을 50%이상 출제할 것.같은 주관식이라도 단답형.문장완결형은 학생의 상상력.융통성을 제약해 출제취지를 반감시킨다.
넷째,해악이 큰 석차순 평가 대신 태도.장점중심의 새 평가기준을 마련할 것.그러나 이는 학부모들이 점수제일주의를 극복해야가능한 문제다.
한편 高聖郁교사(서울 계성국교)는『새 제도 자체는 진보적이나교사수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실제시험의 질이 높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교사 1명이 50명넘는 학생들에게 10여개 과목을 가르치고 잔무마저 처리해야 하는 가운데 고수준의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게다가 과학.예능시험을 실험.실기위주로 할 경우 열악한 학교시설이 당장 문제된다는 것 이다.따라서정부당국의▲교육재정 GNP 5% 확보▲고수준의 시험문제 개발.
보급등이 새 제도정착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학부모측 토론자 梁承實씨(인간교육 실현 학부모연대위원)는『주관식 위주의 새 시험제도를 성공시키려면 불신받는 교사의 평가방법이 객관적으로 납득할만한 것이라는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면서학부모들을 학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켜 교사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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