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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알자암을쫓자>34.함암제 투여땐 청결 요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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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암은 수년간의 투병기간을 필요로하는 소모적 질환이므로 환자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받는 고통 또한 매우 크다.특히 가장 강력한 진통제라는 몰핀주사를 맞고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말기암환자를 곁에서 지켜보아야하는 가족들의 심정은 착잡하 기만 하다.
자칫 자포자기하는 심정에서 사이비요법에 매달려 가산을 탕진하거나 환자의 고통만 더하기 일쑤다.그러나 이럴수록 더욱 냉정하게대처해야하며 끝까지 환자가 존엄성을 유지하며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암환자를 둔 가 족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한다.
◇진단통보=최근 서울大병원팀이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진단통보시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죽음(7.7%)보다 가족들에 대한 염려(46%)인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절반이상의 응답자가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 한다고 밝힌미국인의 결과와 대조되는 것으로 한국인 특유의 끈끈한 가족관을반영하고 있다.따라서 가족들이 먼저 환자앞에서 의연한 태도를 취해야하며 경제적 문제나 장래 집안문제등 치료外的으로 환자가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암진단 통보 역시 환자보다 보호자에게 먼저 알려야한다는 응답이 63%로 나왔다.서울大의대 趙斗英교수(정신과)는『환자에게 암을 알리는 것은 환자의 반응을 보아가며 조금씩 암시를 주는 방법이 좋다』고 설명했다.즉 다짜고짜 암이라고 알 려주기보단「몸에 이상이 있으니까 조금 힘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시작해 환자의 불안여부를 살펴가며 환자의 질문에 조금씩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대개 환자들은 감을 잡고 도중에 스스로 자신의 병에 대해 묻는 것을 멈 추게되며 이때 주치의가 정식으로 통보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가족간호=환자는 극도로 예민한 상태에 있으므로 세세한 것까지 주의해야 한다.위암환자의 경우 입맛은 남아있지만 음식물을 삼킬수 없거나 먹은 것을 토해내는 고통에 시달린다.따라서 환자옆에서 왕성한 식욕을 보이는 장면은 삼가야 한다.
암수술로 인공항문을 단다거나 절단술을 받는등 신체일부가 변형되거나 대소변을 못가리는 경우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하며이러한 신체손상 역시 치료의 한 과정임을 이해시켜야 한다.
치료중 환자들이 겪게되는 심리적 우울이나 퇴행증세로 인한 평소완 다른 모습 역시 가족들이 이해해야 하며 치료거부나 사이비요법에 매달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심한 경우 정신과의사의 자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암환자의 영양공급 역시 중요한 일이다.궁극적으로 암환자가 사망하게 되는 것도 암조직으로의 영양분 탈취와 정상인에 비해 훨씬 높은 신진대사로 인한 극심한 영양불량에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이들에겐 같은 양에 비해 각종 영양분이 함축된 高에너지.高단백질.高비타민식이 요구된다는 것.
조리법 역시 중요하다.삼키기 쉽고 위장관에 부담이 없고 소화되기 쉬운 저자극성의 죽과 같은 유동식이 도움이 된다.
입으로 먹는 것이 어려운 환자에겐 혈관주사를 통한 영양공급이필요하다.그러나 입으로 먹을수 있음에도 알부민과 같은 링게르액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과신은 금물이다.
항암제치료를 받는 환자에겐 주위환경의 청결과 환자위생이 중요하다.항암제투여로 인한 면역저하로 쉽게 균에 감염되기 때문이다. 링게르주사침 부위나 각종 기구가 몸에 삽입된 경우 매일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며 간단한 것이라면 가족들이 이를 익혀 직접해주는 것도 좋다.
◇호스피스=임종을 앞둔 환자를 전문적으로 간호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환자를 돌볼 여력이 없는 가족들은 이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선 제도화된 인력이 없고 주로몇몇 병원에서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한계가 있다.현재 호스피스과와 병동이 따로 있는 병원도 강남성모병원 한곳뿐이다.
서울大의대 許大錫교수(종양내과)는『현실적으로 종합병원에서 호스피스병동이 운영되기엔 전문인력과 시설등 비용문제가 얽혀 가까운 시일내엔 개설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가족들은 가톨릭등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호스피스교육과정을 통해 말기 암환자를 위한 전문간호교육을 받는 방법을이용할 수 있다.주로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호스피스교육과정은 대개 1주일 과정이며 현재 개설된 곳은 다음과 같다.
강남성모병원 (590)1690,신촌세브란스병원 (361)7653,가톨릭사회복지회 (778)7080.
〈洪慧杰기자.醫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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