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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킬리만자로 등정 노익장 과시 배삼진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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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구미 각국 젊은이들에게 한국노인의 기개를 보이리라 단단히 마음먹었습니다.정상이 가까워 오면서 추위가 엄습했고 화산재가 미끄러웠지만 연장자로서 수범을 보이려 애썼어요.숨이 벅차 올랐고 고소증에 고통스러웠습니다.』 지난 6일 오전6시(현지시간)한국등반역사상 최고령자로 동료대원 3명과 함께 아프리카 최고봉킬리만자로(5천6백80m) 정상에 올라 노익장을 과시한 한국산악회 원로회장 裵三鎭씨(71)는 19일 오후9시쯤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환영나온 가족을 맞으면서 밝게 웃었다.
경기도화성 출신으로 롯데제과 창설멤버로 활약하다 62년 철도관련 광고업을 주로하는 (주)우주사를 창설,회장으로 지금도 현업에서 정열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적도의 강렬한 태양광선과복사열에 얼굴이 검게 그을렸지만 李長喜(69).曺斗鉉 (65)씨등 대원들과 함께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귀환했다.
『미국.독일.이탈리아.프랑스등 서구의 많은 젊은이들이 이날 정상에 도전했지요.눈보라가 치고 기상변화가 극심한 등성이로 올라서면서 동료대원 車尙勳씨(60)가 고소증으로 고통을 겪는 것을 보고 솔직히 겁도 났어요.柳坪秀대장(75)과 李 長喜대원등이 마지막캠프 키보산장(4천7백50m)에서 주저앉으면서 짐짓 태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밥도 한그릇 더 먹고 걸음도 앞장섰답니다.』 아프리카 적도부근의 아름다운 명산 킬리만자로를 언젠가 꼭 한번 등정하리라고 마음먹었던 소망을 이뤘다고 감격해하는 그는 등정성공이 공원벤치를 지키고 앉아있는 한국노인들에게 수범사례가 된 것이 몹시 기쁘다고 했다.
현재 15명으로 구성돼 있는 한국산악회 원로회원중 킬리만자로등반대장이었던 柳씨등에 이어 세번째 연장자라는 그는 자신의 건강비결이 평소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산행하는등 규칙적인 생활습관에 있다고 했다.
『젊을땐 수렵과 골프를 즐겼지만 40대부터는 산행으로 건강을지키고 있습니다.경제적이고 건강엔 그만이죠.국내산으로는 설악산.덕유산.지리산.한라산등 안가본데가 없고 일본 북알프스,대만 옥산,말레이시아 키니발루등 동남아의 3천~4천m급 명산들도 완전히 섭렵했답니다.』 산행을 하면서 건강이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 것같다고 말하는 그는 아직도 직업일선에서 좀더 뛸 수 있다면서 정년을 맞아 포기하는 전국의 노인들에게 용기와 자신을 갖도록 당부했다.
〈裵有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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