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옷입기>모델라인 대표 이재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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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비즈니스맨은 옷입기에 프로의식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왕년의 톱모델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李載淵씨(47.모델라인대표)는『옷을 잘못입으면 비즈니스도 잘못된다』고 신념처럼 믿고 있다.그의 옷입기 철칙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옷차림이 달라져야한다는 것.
공무원을 만날 때는 무거운 색상으로 입고,젊은이들을 만날 때는 화려하게 입는다.하루에 여러 계층의 사람을 만날 때는 와이셔츠와 수트를 기본으로 입고 티셔츠.넥타이등을 따로 준비해 언제라도 바꿔입을 수 있도록 한다.
『일하는 남자는 자기 기분에 따라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에 맞춰 옷을 입을줄 알아야 합니다.이러한 프로의식이 자기 직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李사장만큼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항상 최고의 멋쟁이로 꼽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과거에는 모델이라는 직업덕분에 최첨단 유행패션을 수없이 입어보았고,지금은 모델 시절에익힌 안목 덕분에 멋쟁이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것이다. 옷잘입기로 손꼽히는 그지만 실제 옷을 맞추었거나 산 기억은 별로 없다.지금까지 정장은 결혼식때 맞추어 입은 것외에는 기억이 없을 정도다.옷회사들의 신제품 평가회에서 옷에 대해평가해 주고 사례로 받은 옷들로도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옷값은 와이셔츠와 속옷.양말 값밖에 안든다는 것.
그래도 그는 옷부자다.60년대말부터 현재까지 박물관에 전시될만한 당대의최고 멋쟁이 옷으로만 1백여벌을 가지고 있고 현재 입고다니는 옷도 그정도 될 것이란다.
『패션이란 美에 대한 개방적 자세와 감각,자기 주장이 어우러져 창조되는 것으로 그것은 곧 자기 표현이며 정신세계의 반영입니다.』 그는「패션의 F자」도 생각해 보지 않으면서 그것을 사치풍조로 몰아붙이는 세태를 한탄스러워한다.
『우리나라는 섬유수출 1위국에서 이제 섬유는 사양산업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세계유명 섬유국이 모두 유명패션국이 됐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패션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그는 패션에 대한 우리사회의 잘못된 편견이 섬유산업의 노른자위인 패션시장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큰 몫을 했다며 패션전문가다운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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