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에 여성파워 바람-카피분야 主무대 잇단 히트작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광고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성중 한사람이 디자인포커스社의 具貞順사장(39)이다.정통 광고인은 아니지만 CIP(기업이미지통합.Corporate Identity Program)에서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는 具사장은 기업의 심벌 마크를 만드는데 있어서는 국내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 여성이다.
太極의 음양이 서로를 감싸는듯한 KBS의 심벌마크,동방플라자의 나비모양 마크,두마리 용이 하늘로 겹쳐 올라가는 모습의 쌍용그룹마크등이 모두 그녀의 작품이다.
具사장은 이외에도 금성사,린나이 코리아,펭귄,용평리조트,서울힐튼 호텔등 국내 유수기업의 심벌마크등을 제작했다.
아직 미혼인 具씨가 이끄는 디자인 포커스사는 83년 우리나라에 CIP개념이 제대로 도입되지 않았을 무렵 일찌감치 이 분야에 뛰어들어 지금은 CIP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혔다.
具사장은 숙명여대 응용미술학과를 나와 연합광고의 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었다.현재는 회사일 외에 중앙대 강사로 CIP이론을 강의하기도 한다.
『위장병 잡혔어』『여성들이여 잠꾸러기가 되자』『못생겨도 맛은좋아』등의 광고문안을 창작한 카피라이터도 여성인 文愛蘭씨(39)다.광고회사 웰콤社의 이사이기도 한 文씨의 전공은 TV나 신문,잡지등의 광고에 들어갈 寸鐵殺人의 문구를 만 들어 내는 카피라이터.
카피라이터의 역할은 광고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크다.『따봉』『사랑해요 밀키스』『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만나요』등 짧은 광고문구 하나로 상품의 매출액이 2~3배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상황이니 카피라이터들의 광고문구 창작에는 피를 말 리는 노력이뒤따른다.
文씨는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재학중이던 지난 75년 광고회사로는 처음 신입사원 공채를 했던 제일기획에 2백대1의 경쟁을 뚫고 입사했었다.그래서 文씨는 여성 카피라이터 1호이자 공채 출신 첫 여성광고인의 기록을 갖고있다.
MBC애드컴의 金東姬부국장도 맹렬 여성 카피라이터다.국내 굴지의 광고회사인 MBC애드컴에서 최초로 여성부장에 오른 주인공이기도 하다.
金부국장은 부국장이란 관리직 보다 카피라이터라는 본업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광고문안을 짜는 일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창작의 보람과 그 창작에 의해 상품이 히트할 때면 광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고했다. 77년 MBC애드컴의 전신인 연합광고 공채 1기로 입사한 金씨는 80년대 중반 입사동기 남자사원들이 대리로 승진하고자신은 승진에서 누락되자 남자 인사권자를 찾아가 부당성을 따져자신의 뜻을 관철했던 적극파 여성이다.金부국장은 남 녀카피라이터들의 모임인 서울 카피라이터클럽의 부회장직을 맡고있다.
금강기획의 崔潤姬부장도 역시 여성 카피라이터다.崔부장은 광고카피라이터뿐만 아니라 여류 작가로서도 명성이 높다.
『사람풍경』『때로는 비뚤 비뚤 걷고싶어』『섭씨99도로 너를 사랑함』등의 소설을 발표했다.69년 이화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한崔부장은 84년 3월 금강기획 공채 1기로 입사,여성광고인으로서의 몫을 당당히 해내고 있다.
현재 금강기획의 유일한 여성부장인 그녀는『전쟁터와 다름이 없는 광고계에서 여성으로서 돋보이는 길은 실력뿐』이라면서『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해 자신의 업무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金亨根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