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지구촌>이바니세비치.메드베데프 테니스 세대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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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계 남자 테니스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일고 있다.
올시즌 하반기들어 세대교체 주역으로 떠오른 돌풍의 주인공은 폭발적인 서비스를 자랑하는 고란 이바니세비치(22.크로아티아.
12위)와 나이에 걸맞지 않은 침착한 베이스라이너 안드레이 메드베데프(19.우크라이나.8위).
이반 렌들(33.유고.18위).보리스 베커(26.독일.4위).스테판 에드베리(27.스웨덴)등 팬들에게 낯익은 세계적 스타들이 이들 20대 전후 후배들의 강한 체력과 서비스에 밀린채 이젠 은퇴문제까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처지를 맞 았다.
이바니세비치는 최근 3주 연속 빈.스톡홀름.파리오픈 결승에 올라 2개대회를 석권하는등 미카엘 슈티히(26.독일.3위)와 함께 서브 앤드 발리 전형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지난 7일 끝난 파리오픈대회에서 이바니세비치는 1m93㎝의 큰 키를 이용,시속 2백㎞에 달하는 캐넌 서비스를 유감없이 구사,무려 97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마이클창(7위.미국).피트 샘프라스(22.미국.1위). 에드베리등을차례로 꺾고 우승,스톡홀름오픈 결승에서 같은 스타일의 슈티히에게 패해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했다.
특히 세계 1위 샘프라스만 만나면 펄펄 날아 지금까지 샘프라스와 맞붙은 여섯번 대결에서 다섯번 승리,샘프라스의 세계 코트정복에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1m94㎝.81㎏인 메드베데프는 큰 체구에 걸맞지 않은 냉정하고도 예리한 스트로크로「최고의 베이스 라이너」「클레이 코트의 황제」등 별칭을 갖게 됐다.
파리오픈 결승에서 이바니세비치의 강서브에 밀려 패하고 말았지만 그의 급부상은 놀랄만하다.
91년 세계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랭킹 1천8위로 시작,92년 2백26위로 올라온 메드베데프는 93년초 11위로 부상하더니 기어이 10위권에 진입,8위를 달리고 있다.
앳된 얼굴에 유머러스한 말솜씨로 정평이 나있지만 마이클 창과함께 대표적인 베이스 라이너로 손꼽히며 클레이 코트에 강해 13연속 클레이 코트 승리 기록을 가지고 있다.
반면 한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의 두드러진 퇴조현상은 좋은 대조를 보인다.
85년부터 3년간 절대군주로 군림했던 렌들은 이렇다할 성적을내지 못한채 세계 18위까지 밀려났으며 캐넌 서비스로 코트를 평정했던 베커 역시 모델 바버라 펠투스와의 염문만 무성할뿐 신예 돌풍의 발판을 제공해주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 하고 말았다.
최근 슈티히에게 밀려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은 베커는 지난달리옹오픈 1회전에서 세계 98위인 올리비예 둘레이트라(프랑스)에게 패한데 이어 파리오픈에서도 아노 버치(프랑스.22위)에게패해 랭킹 추락이 확실해졌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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