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출판사 팬시업에서 문화센타.유선방송까지 업종다양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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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문화센터에서 유선방송까지.
대형출판사들이 손을 대고 있는 다양한 업종을 설명하는 말이다. 출판사들이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관련회사.방계회사의 형태로 다른 업종에 진출하는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사례로는 동아출판사.시사영어사의 유선방송 진출을 들 수있다. 국내 최대의 출판사인 동아출판사는 지난 10월 유선방송프로그램공급업자로 등록,학생에서 성인에 이르는 전 분야의 사회교육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키로 했다.
동아출판사가 사내의 한 사업본부를 통해 이 사업을 하는데 반해 시사영어사는 별도법인을 설립했다.
시사영어사와 그 계열사인 서울음반은 지난 9월 설립된 프로그램공급업체「미래 교육방송」에 40%의 지분율을 갖는 최대주주로참여하고 있다.
대일학원등 9개업체의 컨소시엄으로 설립된「미래교육방송」은 중.고생 가정학습에서 외국어.학사고시 준비.컴퓨터 교육.교양물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할 예정이다.
59년에 영어학습잡지『시사영어 연구』를 펴내며 출판사로 시작한 시사영어사는 현재「서울음반」「현대시사영어학원」「ELS학원」「현대상호신용금고」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그룹전체의 연간 매출액은 8백50억원,출판관련 매출 액은 7백억원가량이다.
출판사로 시작해 이미 수많은 관계회사를 거느린 회사로는 계몽사.웅진출판사가 꼽힌다.
46년에 아동용전집출판사로 출범한 계몽사는 지난해 팬시제품 생산판매회사인「영아트」를 창설한 것을 포함해 현재「제일레코드」「계몽사/종로학원」「EMI/계몽사」,계몽문화센터와 그 관리를 맡은「계몽기획」「계몽아트콤」,장난감 회사인「영실업 」「영인쇄」「영문구」,「온양민속박물관」,「길원여자고등학교」등을 관련회사및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출판사의 연간 매출액은 5백80억원대.그러나 나머지 관련회사들의 매출액은 이를 훨씬 웃도는 1천억원에 이른다.
80년에 학습지로 시작한 웅진출판사는 현재「코리아나 화장품」「웅진인삼」,전자출판 전문의「웅진미디어」,미국 LA의 판매회사「웅진 USA」,정수기 생산및 판매업체인「웅진코웨이」「웅진코웨이개발」,「한성섬유」,「통신판매」등 모두 8개회사 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웅진출판사와 미디어의 매출총액은 지난해 1천4백억원으로 그룹전체의 60%를 기록했으나 출판 이외 분야의 점유비율이 점차 높아가는 추세다.
국민서관은 지난 1월 유치원 용품 1천여종을 만들어 파는 자회사「차일드」를 설립했다.
삼성출판사도 팬시제품생산회사인「아트박스」,사무용품 제조판매 회사인「SYSMAX」를 각각 관련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처럼 대형출판사들이 다른 업종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데 대한 업계의 시각은 비판과 수긍이 엇갈린다.
인정하는 쪽은 어차피 출판 이외에 사업 여력이 있으면 다른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관점이다.
특히 전집물 등의 방문판매를 위주로 성장해 온 회사들의 경우3D(위험하고 힘들고 더러운)업종을 기피하는 추세때문에 앞으로외판인력을 구하기 어려우므로 업종 사양화에 앞서 다른 사업으로눈을 돌리게 된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비판하는 쪽의 논리도 만만치 않다.
출판업계의 한 인사는 이와 관련,『출판으로 돈을 벌었으면 출판사업에 재투자해야지 그 돈으로 다른 사업을 계속 벌여나가는 것은 사명감있는 태도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趙顯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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