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곤소곤 연예가] '옥동자'의 단짝이 권상우.원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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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보면 정말 그 사람을 알 수 있을까? 연예가에는 의외의 우정 계보가 있다. 단아한 목소리의 주인공 이수영의 단짝친구가 섹시 가수 이효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그러나 상상을 초월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개그콘서트'(KBS)의 마스코트 옥동자 정종철에겐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멋진 친구들, 권상우와 원빈이 있다. 에이… 설마… 혹시 장난기 가득한 옥동자의 희망사항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었지만 봉숭아학당에서 권상우와 원빈의 성대모사를 통해 서로의 돈독한 우정을 확인했다는 측근의 제보는 이 엄청난 사실을 뒷받침해 주었다. 물론 성대모사 이후 두 사람 팬들의 강력한 항의가 뒤따르긴 했지만 우리의 옥동자! 우정의 힘으로 꿋꿋이 해냈단다.

이렇게 상식을 깨는 옥동자의 의외성은 이뿐이 아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입술만 떼면 살아있는 주크박스가 되는 옥동자가 가장 못하는 것이 바로 '음주'와 '가무'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털어놓는데…. 앉은 자리에서 한말은 마실 것 같은 그가 술은 아예 입에도 못 대고, 심지어 그 두꺼워 보이는 얼굴에 무도회장 알레르기는 물론 낯가림 부작용으로 남들 다 하는 '즉석 만남'은 꿈도 못 꾼다. 덕분에 지방공연을 가면 후배 개그맨들에게 가장 재미없는 선배로 따돌림당하기 1순위. 유일한 기호품인 담배조차 사랑하는 그녀가 원한다면 언제든 냉큼 끊어줄 용의가 있다고 자신한다.

그렇다면 옥동자는 그의 멋진 친구들, 권상우와 원빈을 만나면 무엇을 할까? 먼저 1차는 삼삼오오 지인들을 불러 땀을 흠뻑 흘릴 만큼 길거리 농구 시합을 펼친다. 그러고 나면 타는 듯한 갈증을 풀기 위해 시원한 맥주가 아니라 음료수를 한아름 산 뒤, 2차는 멤버 중 한 명의 집으로 쳐들어가 눈이 아릴 정도로 신나게 게임을 하는 것. 이렇게 하면 모두들 3년 묵은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여기서 잠깐! 과연 옥동자에게도 오래 묵은 스트레스가 있을까? 바로 매주 녹화 때 하는 화장이 그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 그의 거친 피부를 가리기엔 아직 화장품 기술이 덜 발달한 탓인지 다른 사람들은 변장이 되기도 하건만, 열심히 해도 전혀 표 안 나는 옥동자에게는 어릴 적 숙제처럼 부담스러운 일이다. 왜? 화장은 하는 것만큼 지우는 것도 귀찮으니깐. 달랑 이 정도를 대표적 스트레스로 꼽는 데는 그의 캐릭터가 한몫 톡톡히 했다. 심지어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방귀를 굳이 참지 않고 시원하게 풀어내도 모두들 옥동자려니 하고 이해를 한단다. 그러니 감히 어떤 스트레스가 그에게 남아 있겠는가.

이렇게 유쾌한 쾌남 옥동자를 친구로 둔 걸 보니까 권상우와 원빈도 그동안의 거리감을 조금은 좁힐 수 있을 것 같은 즐거운 예감이 든다. 대한민국 공식 스트레스 해소제, 옥동자 정종철! 웃음소리만 들어도 즐거워지는 그는 단언컨대 우리들 모두의 멋진 친구임이 틀림없다.

이현주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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