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명무 7인무대 내달 16일 호암아트홀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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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전통무용의 진수를 선보이는 한국전통명무가 내달16일 오후7시30분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중앙일보사가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한국전통무용계의 제3세대들로 오늘의 한국무용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남성현역들의 한판춤으로 짜여진 것이 특징.4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金眞弘.李興九.趙興東.蔡相默.鞠守鎬.鄭在晩.林이조씨등 7 인이 각각 무대에 올라 스승인 제2세대들로부터 전수받은 기량을 겨루게 되는데 이처럼「한국무용 실세들」이 한자리에서 공연을 갖기는 처음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근대 한국전통춤의 1세대는 일제 점령기 이후 한국 전통춤을 보존하고 발전시켜온 최승희.한영준.조택원씨.
이들의 뒤를 이어 주로 금세기 후반기에 활동하며 전통무용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불러 일으킨 김천흥.이동안.이매방.김진걸.
송범.강선영.한영숙.김숙자씨등이 제2세대로 불린다.
대부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인 이들 제2세대들 가운데에는 아직도 무대에 오르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이가 많아 직접춤사위를 보여주기는 어려운 실정.따라서 이번에 펼쳐지는 제3세대들의 공연은 우리 전통무용의 미래를 가늠해보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학무(중요무형문화재40호)보유자후보에다 무산향.춘앵전등을 보유하고 있는 이흥구씨(53.국립국악원무용단 상임안무가)는 김천흥씨에게 전수받은『춘앵전』으로 이번 무대를 연다.『춘앵전』은 조선 純祖때 창작된 宮中呈才로 중국 唐代에 창작된 舞樂의 이름만을 따온 작품.
승무(중요무형문화재27호)전수조교이며 사랑가.혼맞이.살풀이등을 보유하고 있는 정재만씨(45.서울예술단 무용감독)는 한영숙씨로부터 물려받은『허튼 살풀이』를 공연한다.
한영준.한영숙으로 이어지는 벽사류의 이 춤은 한성준의 남성적이며 토속적인 멋과 흥이 한영숙대에 이르러 더욱 무르익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남성에서 여성,다시 남성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것도 관심거리.
승무의 이수자로 동래한량춤.승무.살풀이 등을 보유하고 있는 김진홍씨(58.부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는 이번 공연에서 이동안계보의『동래한량춤』을 선보인다.투박한 춤사위로 흥을 안으로 삭이는 이 춤은 남성춤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다.
승무이수자로 태평산조.가사호접등을 보유하고 있는 국수호씨(45.중대교수)는 송범계보의『태평산조』로 무대에 오른다.
89년 국씨에 의해 초연된 이 춤은 태평무의 춤사위와 산조춤의 선비적인 기풍이 있는 선의 흐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남자무용수가 표현하기 힘든 엇모리 춤장단과 발춤사위가 일품.
승무 전수조교로 한량무.살풀이 등을 보유하고 있는 임이조씨(43.남도도립예술단 지도교수)는 이매방씨로부터 전수받은『살풀이춤』을 보여준다.무녀의 춤에서 발전된 이『살풀이 춤』은 조용한가운데 움직이고,움직이는 가운데 조용한 것이 특 징인 한국무용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의 하나다.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92호)이수자로 산조.살풀이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조흥동씨(52.국립무용단장)는 강선영씨로부터 물려받은『태평무』를 공연한다.경기도 도당굿에서 파생한 무속무용의 하나로 추측되는 이 춤은 한성준이 무속장단을 기초로 재구성한 것인데 다양한 발디딤의 기교가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승무이수자로 살풀이도 보유하고 있는 채상묵씨(49.아시아무용협회 이사)는 이매방계보의『승무』로 이번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장식한다.승무는 민속무용의 정수로 꼽힐만큼 가장 품위와 격조가높은 춤.인간의 기쁨과 슬픔을 차원높게 극복하 여 자유를 누리는 미학을 담아내고 있다.
〈洪垠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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