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언어/과장·외설 지나치다/서울대 박갑수교수 연구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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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과소비 조장… 잘못된 문구 수두룩/소비자보호 위해 기준마련 시급
우리나라의 광고언어는 허위·과장·직설적 표현 등이 팽배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대 박갑수교수는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 주최 「광고언어 사용의 기준설정」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광고언어에 대한 포괄적 규정보다 분야별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 기준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회는 올바른 언어생활과 광고언어 순화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광고언어의 문제점으로 허위기만·과장·외설·사대주의·성차별·과소비 조장·국민정서에 배치·배타적 표현·오도의 위험성·법에 어긋난 표현 등을 꼽았다.
박 교수가 지적한 문제점을 사례별로 보면 허위기만의 표현으로는 「장미의 이름. 세계 지성인의 서가에는 반드시 꽂혀있는 책」(열린책들),「1천만원 투자. 매월 3백만원 고정수입」((주)진원상사),「첨단의류용 침구 바이오코메트 건강베드」(보원자석요) 등의 광고문구가 지적되었다.
과장표현으로는 「중금속 박테리아 등을 완벽하게 제거합니다. 냄새·가스성분을 완전히 제거합니다」(웅진코웨이),「안심이가 야채·과일에 묻은 오염물질 및 농약을 말끔히 씻어줍니다」(보령장업) 등이 꼽혔다.
외설적인 표현이 짙은 광고로는 「엄마와 딸에게 그가 다가왔다! 가을 유혹! 본능 충격!」(사랑의 본능),「아빠 플리즈… 오른쪽 모유는 제꺼예요!」(미스터 맘마),「첫경험! 남들도 하는데 내가 왜 못해」(실수로 태어난 여자) 「남성이 작다고 느끼십니까? 좀더 긴시간 원하십니까? 약해져가는 정력! 나이만 탓하시겠습니까?』(해면체비대기),「숫총각 K 장가가는 날­제임스 딘에 「초보운전」이라 새겼다」(제임스 딘) 등이 지적됐다.
또 「사랑이 여자의 생애를 지배할 때 남자에겐 더 소중한 것이 있다」(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전세계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최신형 컬러사진 자동현상기로서 여성·초보자라도 3일 정도의 교육으로 운영할 수 있다」(한서제일물산) 등의 광고는 남녀 성에 대한 편견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되었다.
이외에도 틀린 단어사용이나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의 광고도 많았다.
박 교수는 이같은 현실과 관련,기업간의 부당경쟁을 방지하고 소비자보호나 지적소유권 보호차원에서도 광고언어의 세부적 기준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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