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지구촌 환경감시자역 국제단체 그린피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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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 17일 러시아 선박이 東海에 核폐기물을 쏟아버리는 현장을 포착,국제사회에 고발한 그린피스(Green Peace)는 또다시「지구촌 환경경찰」로서의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린피스는 전세계를 무대로 환경과 생태계가 파괴당하는 현장이있으면 어디든지 달려가 몸으로 부닥쳐 항의하는 국제단체다.현재30개국 1백58개의 지부를 통해 5백만명이상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조직이기도 하다.1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예산으로 환경감시선 8대와 인공위성등을 가동,세계의 환경을 감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22년전 그린피스의 출발은 보잘 것 없었다.당시 反核운동에 뜻을 같이 했던 12명의 청년들이 태평양에서의 美國 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해 낡은 임대어선에 몸을 싣고 밴쿠버港을 떠난 것이다.이때 이들이 탄 어선 이름「그린피스 」가 현재 이 단체의 정식명칭이 됐다.
그린피스는 80년대 들어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급성장했다.이 단체 대원들은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보트를 몰고포경선의 작살포 앞을 왔다갔다 하면서 방해하는가 하면,유독폐기물을 운반하는 선박의 진로를 가로막는등 목숨을 건 환경보호투쟁을 벌여 세계적으로 폭넓은 지지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다.특히 85년 환경감시선인 레인보 워리어號 폭파 사건이 발생하면서 여론의 동정을 받았다.뉴질랜드 오클랜드항에 정박해있던 이 배가 핵실험 반대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프 랑스 비밀요원들에 의해 폭파된 것이다.
최근들어 그린피스의 활동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그린피스 대원들은 지난해 12월 프랑스에서 플루토늄을 싣고 일본으로 가던아카쓰키號를 따라 항해하면서 감시활동을 벌여 주목을 끌었다.또지난4월에는 러시아의 공식문서를 입수,소련이 지난 66년부터 東海등 극동해역 10곳에 핵폐기물을 버려온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린피스는 지나치게 방대한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초기의 순수성을 상실해 관료화돼가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李碩祐기자〉 그린피스 대원들이 지난 91년12월 日本 포경선의 진로를 방해하며 고래잡이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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