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場外전쟁-불볕속 강행군 잘먹어야 이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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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지고있는 94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체력싸움과 돈싸움의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20일이 넘는 기간동안 섭씨30도에 가까운 무더위 속에 필사적인 경기를 치러야하는 각팀 선수들은 경기를 치를수록 체력이현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6개국이 묘하게도 중동 3국과 극동 3국으로 대별돼 극동 3국 감독들은 체력안배에 가장 신경을 쓰는 반면 카타르가 홈그라운드나 마찬가지인 중동 3국은 앞으로 남은경기의 가장 큰 강점으로「강한 체력」을 내세우고 있을 정도다.
21일 3차전을 치른 북한의 경우 후반전 15분이후 대부분의선수가 피로에 지친 기색을 역력히 드러내보였다.
한국 역시 金浩감독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바로 체력안배다.
원래 체력이 약하기도 했지만 河錫舟의 경우 첫게임을 뛴후 거의 탈진상태에 빠져버렸고 플레이메이커로서 활약이 큰 盧廷潤 역시 반게임용으로밖에 활용할수 없다는게 金감독의 고민이다.따라서「꺼질줄 모르는 스태미나의 소유자」辛弘基는 이곳에 서 金감독이 보배처럼 여기는 존재가 돼버렸다.
원래 왼쪽 수비형 MF인 辛은 90분간 줄기차게 뛰고도 지치지 않는 체력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가운데로 자리를 옮겨 공격과 수비에서 온갖 궂은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한편 체력싸움과 맞물려 돈있는 3국(사우디.일본.한국)과 돈없는 3국(이란.이라크.북한)의 차이도 크게 드러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체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간파한한국.일본.사우디등은 호텔에 전용주방을 설치하고 자국음식을 먹으며 컨디션조절을 하고있는 반면 오랜 전쟁을 치른 이란.이라크와 경제사정이 좋지않은 북한은 대회조직위가 제공 하는 호텔음식으로만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도하=孫長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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