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한국서 특급호텔-여관 틈새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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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 숙박산업은 특급 호텔 아니면 아주 싼 값의 모텔로 양분화 돼 있어요. 합리적인 가격대에 만족할만한 서비스로 그 틈새 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미국의 다국적 호텔 체인업체 베스트웨스턴(Best Western)의 찰스 헬름(사진(左)) 회장과 데이비드 콩(사진(右)사장은 12일 인터뷰에서 한국 숙박 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이 국제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려면 외국인 출장자의 호텔 선택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급 호텔과 여관 사이의 공백을 베스트웨스턴이 메울 수 있다는 것이다. 헬름 회장은 13,14일 이틀 간 서울가든호텔에서 글로벌 이사회를 열기 위해 각 대륙별 최고경영자 및 본사 경영진 20여명을 이끌고 10일 방한했다.

 베스트웨스턴은 세계 80개국에 4200개의 체인 호텔을 갖고 있다. 호텔 수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하룻밤 숙박비는 수십 달러에서 200달러까지로 중·고가 체인을 표방한다. 국내에서는 2001년 뉴서울호텔이 베스트웨스턴 브랜드를 처음 썼다. 이후 서울가든호텔 강남호텔 나이애가라호텔 국도호텔과 인천 에어포트호텔 등 11곳이 가입돼 있다. 2010년까지 국내 체인을 3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사업을 해 온 베스트웨스턴은 아시아로 체인망을 넓히고 있다. 베스트웨스턴은 북미에 2400개, 유럽에 1300개의 호텔을 두고 있지만 아시아에는 76개뿐이다. 데이비드 콩 사장은 “아시아 지역은 인구가 급증하고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 여행과 숙박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소득 수준에 비춰 구미와 달리 중가 호텔 숙박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헬름 회장 일행은 한국내 사업장을 둘러보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공략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베스트웨스턴의 성공 비결로 헬름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의 공유를 꼽았다. 그는 “여행 경험이 많은 이들이 인터넷으로 호텔을 예약하고 여행 계획을 짠다”며 “돈이 충분치 않을 때 낯선 곳에 가면서 최소한의 믿음을 주는 곳으로 우리 체인을 꼽는 고객이 많다”고 했다. 베스트웨스턴 인터넷 홈페이지의 하루 예약금액은 150만 달러(약 14억원)에 달한다. 콩 사장은 ‘트레이딩 다운(Trading down)’이라는 소비자 트렌드를 소개했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는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해도, 그렇지 않은 것에는 최소한만 투자하려는 성향이죠. 하지만 이들은 결코 서비스의 질은 타협하지 않아 특급 호텔에 가까운 수준을 누리길 원해요. 바로 저희가 겨냥한 고객층이죠.”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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