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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전문업체 주부들 이용늘어 성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나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느님은 우리 아파트단지의 반찬가게 아줌마.』늘 일에 쫓기는,한 직장을 가진 주부의 시 구절처럼 사다먹는 반찬에 익숙해진 것은 이제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맞벌이주부뿐 아니라 전업주부도 밑반찬이나 손님을 초 대했을때 몇가지는 반찬가게를 이용하는 일이 이제는 흔한 실정.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최근에는 체인화된 도시락 반찬배달업체가 생기는가하면 유명음식점들 중에서도 주요리나 반찬을 일반고객에게 판매하는 곳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음식점이 아예 반찬가게로 전업한 경우도 있다.
어린이,중.고생의 도시락반찬을 전문으로 배달하는「그린엠」은 지난 4월부터 강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시범운영하다 지난달부터 전 서울.경기지역 일원에 대리점을 두고 본격적으로 체인화하고 있다.
그린엠은 밤새 만든 도시락반찬을 새벽 4시부터 7시30분 사이에 회원집 문고리에 걸어두는 방법으로 배달한다.반찬은 야채볶음.제육볶음.모듬튀김등 50여가지의 주메뉴에 건어물 무침.채소.과일등으로 구성돼 매일 바꿔 나온다.
현재 압구정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金응수씨는『압구정.개포지역에서 2백여명의 회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며『직업을 가진 주부들이나 도시락반찬에 고민이 많은 주부들에게 환영받고 있어 앞으로 회원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배달 도시락반찬 가격은 한달 20개 기준으로 4만~6만원.특히 최근에는 다이어트나 출근시간에 쫓기는등으로 아침식사를 생략하거나 간단히 먹는 경향이라 자녀의 도시락만을 위해 음식장만을 해야하는 가정에서는배달도시락이나 파는 반찬이 인기다.
유명음식점으로 반찬사업에 나선 선두주자는 서울 論峴洞 중국음식점「취영루」.취영루는 물만두를 올해초부터 백화점에 냉동포장으로 내놓은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25가지의요리를 1백g당 1천9백원에 덜어 파는 요리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3년전 문을 닫은 서울 仁寺洞의 유명한 한정식집「경향」은현재 서울압구정동에 아예 찬가게로 전업,경향의 맛을 잊지않는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 반찬을 만들어 팔고 있다.김치.장아찌.젓갈등 기본밑반찬은 언제나 살 수 있으나 전.부침개. 편육등은 예약받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백김치로 유명한 서울 論峴洞의「한우리」는 고객들에게 보쌈김치와 백김치를 한 보시기분 2천원,1천5백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또 서울 西橋洞「동촌」은 지난 겨울에 담근 김장 고들빼기김치.갓김치와 김장아찌.무장아찌등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팔고 있다.이렇게 반찬업이 날로 확산되는 것은 핵가족화와 직업을가진 주부들이 늘어나고 바쁜 현대생활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또 반찬도 획일화된 것보다는 맛을 즐기 며 먹을 수 있는 것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유명음식점의 반찬판매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주부 尹은미씨(30.서울瑞草洞)는『아이들이 김치나 밑반찬을 좋아하지 않고 남편도 집에서 밥먹는 일이 거의 없는데다 집에서는 조금씩만을 만들기가 어려워 필요한 만큼씩사다 먹는다』며『사다먹는 것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경제적이기 때문』이 라고 주장한다.
〈梁善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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