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死後 藥方文式 증편 운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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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배가 들어오지 못하게 혀란 말이여….사람들을 수백명씩이나 쥑여놓고 이게 무슨 짓거리여.』 12일오후2시10분쯤 여객선 대참사를 빚은 부안군위도면파장금방파제.
서해페리호가 침몰한 뒤 군산지방해운항만청이 주민편의를 위해 임시로 제공한 완도페리호가 방파제 안으로 들어오자 선착장에 모여있던 유가족.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일제히 고함을 쳤다.
『누가 배를 탄다고 했어.쫓아내버려.』 섬 전체가 격앙된 분위기탓인지 부근에 있던 경찰과 공무원들도 주민들을 말리거나 설득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위도주민들은 가족과 친지를 잃은 슬픔과 비탄속에서 그간 끈질기게 요구해온「1일 2회왕복」건의가 묵살되고 결국 대참사로 이어진 뒤 당국의「사후약방문」격인 이같은 조치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사고선박의 항로가 91년 위도~곰소구간에서 위도~격포로 단축된 뒤 주민들은『그만큼의 시간여유로 하루 두차례 왕복이가능하다』며 수차례 건의해왔고,지난달 20일에도 해운항만청을 방문했으나 예산부족.적자운항 타령만을 듣고 문전박대당했 다.
『예산타령하다가 결국 사고가 난뒤에야 여객선을 늘리는 당국의임시방편식 탁상행정이 사고원인이 아니고 뭐여….』 주민의 이같은 이유있는 주장이 당국의「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행정에 얼마만큼의 자극을 줄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이번 사고로 앗긴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蝟島=李海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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