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자유무역 96년 실현”/UR 연내타결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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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APEC보고서/역내 기술협력도 추진
【일본 경제신문=본사 특약】 대평양연안 12개국간의 자유무역과 경제공동체 창설을 제안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각료회의(APEC) 보고서가 10일 공개됐다.
초안형태로 된 이 보고서는 미국 경제연구소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이 의장으로 있는 APEC 와이즈맨 회의에서 작성한 것으로 다음달에 열리는 APEC 총회에서 부분적인 수정을 거쳐 정식 채택될 예정이다.
이 보고서는 『냉전종식으로 인해 아시아­태평양지역도 역사적인 기회에 직면했다』고 강조하고 이에 따라 ▲역내 자유무역의 목표시기를 설정하고 ▲가맹국·지역이 무역촉진 프로그램을 신속히 작성해 ▲역내 격차를 배려한 기술협력을 추진하고 ▲각 분야에서 각료회의 개최 등 적절한 형태로 APEC의 제도화를 진전시킨다는 등의 내용으로 돼 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우루과이라운드의 연내타결을 위해 가맹국이 최대한 노력하고 96년에 지역무역자유화를 위한 연차계획을 수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APEC는 다음달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회원국간 무역·투자위원회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무역·투자계획 선언」을 채택할 예정인데 와이즈맨 보고서가 이 선언의 주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어서 중요성이 높다.
▷APEC 와이즈맨 회의◁
방콕에서 92년 9월 개최된 제4차 APEC 연차각료회의에서 무역·투자문제에 관한 자문기구로 창설됐다. 회원은 11명으로 의장은 미국 국제경제연구소 버그스텐소장이 맡고있다. APEC가 창설예정인 무역·투자위원회의 구성을 진행시키고 있으며 11월 APEC 연차총회에 이 지도자들을 상대로 보고를 할 예정이다.
◎해설/환태평양 경제공동체 결성목표/미 주도엔 한·일 입장 미묘한 기류
10일 밝혀진 APEC 와이즈맨 회의의 경제공동체 제안보고서는 경제적으로 가장 역동적인 동남아시아의 경제블록 창설을 둘러싸고 아시아주도에 맞서는 미국 주도의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와이즈맨회의 의장이 클린턴 미 대통령의 경제브레인인 프레드 버그스텐이라는 사실이 말해주듯 회의는 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에 맞서 미국주도로 환태평양 경제공동체 추진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다.
아세안이 추진하고 있는 AFTA(아세안 자유무역지대)에 한국·일본 등의 참여를 미국측이 강력히 견제하고 있는 사실을 보더라도 미국의 의도는 짐작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이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나아가 세계 자유무역을 위한 야심찬 통상교섭을 개시하겠다는 의도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밝혀진 보고서 초안은 와이즈맨회의 11명 회원에게 각각 발송된 것으로 부분적인 수정만을 거친채 확정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환태평양 지역의 경제공동체 결성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의 기본적인 취지는 무역의 자유화와 경제협력의 확대를 위한 것이나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와의 모순을 피하기 위해 아시아 수출국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환태평양지역의 무역을 자유화한 후 가트를 포함한 전세계 수준의 무역·투자 자유화계획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1인당 GNP 2만달러의 일본에서부터 수백달러의 인도네시아·중국 등에 이르기까지 경제발전 단계가 상이한 지역에서 북미·유럽 등과 같이 대등한 자유화가 이루어질는지는 의문이다.
아세안 각국도 APEC가 다음달에 발표할 예정인 「무역·투자계획 선언」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긴 하나 자유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는데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상교섭에 관해서도 가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별도의 기구는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세안국가의 공통된 인식이다.
미국 주도의 아­태 경제공동체 구상엔 한국측도 크게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동남아와 이미 이 지역을 거의 경제적 영향권에 두고 있는 일본 등의 입장은 미묘하다. 시애틀회의가 이 문제에 관한 「선언」 이상의 실질합의를 끌어낼지 여부가 관심이다.<김상도기자>
◎아태 경제공동체 제안보고서 유지
APEC 와이즈맨 회의가 작성한 「APEC의 장래비전­아시아­태평양 경제공동체 구축을 위해」의 요약은 다음과 같다.
▲APEC 가맹국은 올해말까지 우루과이라운드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무역의 자유화는 다각적 국제교역체제의 자유화를 통해 추구돼야 한다.
▲지역내 자유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APEC는 무역자유화 프로그램을 작성한다.
▲APEC가맹국은 역내 무역자유화의 목표시기를 연차계획에 따라 96년까지 합의토록 권고한다.
▲APEC 연차회의는 무역촉진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동남아시아제국의 자유무역지역(AFTA),북미 자유무역지역(NAFTA) 등도 진행과정에 있어서 APEC와의 일관성을 유지토록 검토한다.
▲APEC는 고등교육·수송·전기통신망 등 공공인프라 스트럭처의 개선을 위해 각 지역의 지원체제를 확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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