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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코털 뽑기, 우습게 보다 '큰 코'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의 유명한 철학자 파스칼은 ‘팡세’라는 책을 통해 이런 말을 했다. ‘클레오파트라의 이것이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의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무려 4000여 종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고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이것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코’다.

하지만 사람들은 정작 코에 대한 중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그 속에 있는 코털에 대해서는 ‘불쾌하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자 얼굴의 참을 수 없는 존재 중 그랑프리는 바로 ‘코털’이라고 말한다.

불쾌하다는 생각으로 각인되어버린 코털, 과연 불쾌하기만 할까?

◇ 외부 이물질 걸러내, 꼭 '필요'

코는 숨을 쉬고 냄새를 맡을 뿐 더러 공기가 출입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또 스스로 깨끗하게 자가 정화 기능과 냄새를 맡고 말 할 때 인두, 구강, 비강을 통해 울림으로써 특유의 목소리를 내는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이 때 코털의 역할은 외부에서 신체로 들어오는 이물질을 걸러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더욱 자세히 말하면 사람이 보통 코로 숨을 쉴 때 하루 1만 리터 이상의 공기가 코를 통해 호흡하게 되는데, 이 경우 공기 속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뿐 아니라 각종 먼지나 먼지 속의 진드기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혹은 자극성 가스 성분 등이 침범할 수 있다.

이 경우 대기 중에 공기가 신체 내로 들어 올 때 호흡기의 첫 입문에는 코털이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 중에 들어오는 비교적 큰 입자(5um)의 이물질을 걸러주는 기능을 한다.

경희대의료원 이비인후과 조중생 교수는 “털은 우리 몸에서 중요부분을 감싸고 있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코털은 사람이 숨 쉬는 것과 가장 민감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우리 몸에서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코털은 생명과도 연결될 수 있는데, 만일 당뇨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이 손으로 코털을 뽑을 경우 모낭에 염증이 생기게 되고 또 그 균이 뇌혈관으로 퍼져 이로 인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엔 위생도 좋아지고 조기발견하기도 해 이런 위험은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 코털, '뽑자 VS 깎자'

건강에 있어 중요한 코털, 하지만 미관상으로 보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자칫 코털이 삐져나오지 않도록 세세한 신경을 쓰고 있다. 과연 코털은 뽑는 게 좋을 까? 깎는 게 좋을까?

이에 대해 전문의 들은 뽑는 것보다는 깎는 것을 권한다.

단국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영준 교수는 “코털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정도로 외부에서 보이는 경우에는 건강상 코털을 뽑는 것보다는 깎는 것이 낫다”고 전한다.

이는 코털을 뽑는 경우에는 모낭에 염증을 유발하거나 작은 혈관들에 손상을 줘 비출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코털을 깎는 전용 가위나 끝이 날카롭지 않은 작은 가위를 이용해 다듬는 것이 건강에 효과적이라고 정 교수는 설명한다.

이어 정 교수는 “코털은 본래 기능인 이물질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관상 보기 안 좋다고 모조리 잘라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인다. 즉 밖으로 빠져 나온 코털을 제거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코털 관리는 우선 코털을 손질할 때는 물로 코털 부위를 적시고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힌 다음 손가락으로 코끝을 위로 들어올려 코 속이 잘 보이도록 한 다음 코털 전용 가위로 밖으로 빠져나온 코털을 제거하면 된다.

한편 귓구멍에 있는 귀털도 코털과 마찬가지로 이물질을 걸러주는 필터기능을 가지고 있다. 단 코털과는 다르게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 미관적으로나 위생적으로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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