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맨이 자전축 비튼다면 지구 해류 어떻게 변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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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치인들의 잇단 돌출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사범대)

"신용불량자의 연체금을 탕감해 주는 것이 옳은가"(경영대)

14일 끝난 서울대 2004년도 면접고사에서 출제된 지문들이다.

인문사회계열에는 고전을 바탕으로 논리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한편 최신 시사문제를 출제해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수험생들의 생각을 물었다. 자연계열은 내신이나 수능에 반영되지 않은 과학적 사고 능력을 주로 평가했다. 한자가 섞인 국한문 혼용 지문과 영어 원문 지문이 나와 수험생들의 한자 및 영어 이해능력을 동시에 평가했다.

인문사회계열의 기본소양평가에서는 외국영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의 시나리오 일부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중 '페리클레스 연설문' 등을 제시하고, 민주주의와 시민참여에 대해 논리적 사고를 전개하는지에 평가의 주안점을 뒀다.

법대에선 "사기업이 신입사원을 모집하면서 키와 용모단정 등 조건을 공고하는 것은 합리적 차별인가"라며 채용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돼야 하는지 대답하게 했다.

자연계열에선 "수퍼맨이 지구자전축을 비틀어 북극은 하와이, 남극은 서남아프리카로 옮긴다면 해류는 어떻게 변할까"(지구과학), "단백질과 나일론의 유사점은 무엇인가"(화학) 등 과학원리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요구했다.

이밖에 "서울대 원전센터 유치 논란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사범대 사회교육계열) 등 시사성 강한 문제들이 눈길을 끌었다.

출제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교수(정치학)는 "수험생들이 좋은 책을 많이 읽도록 기본소양평가 9개 지문 중 6개는 동.서양의 고전에서 발췌했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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