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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계 이윤석.서경석.이휘재.신동엽등 신세대돌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신세대 개그맨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김형곤.심형래.임하룡등으로 대표되는 개그1세대가 점차 인기를잃고 주변부로 밀려나가고 있는 반면 새감각으로 무장한 20대 젊은 개그맨들이 거센 기세로 밀고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신세대 개그맨의 선두주자는 데뷔 8개월밖에 안된「롱다리」이휘재(22).서울예전 출신으로 무대감독을 하는등 한동안 무명의 설움을 겪었던 그는 MBC-TV『오늘은 좋은 날』『코미디 동서남북』에 고정출연하면서 뛰어난 순발력과 미끈한 마 스크로 선배이경규를 누르고 최고 인기 개그맨으로 떠올랐다.
이휘재와 함께 대학생 개그맨 서경석(24)-이윤석(24)콤비의 부상도 극적이다.
서울대 불문과 3년생 서경석과 연세대 국문과 3년생 이윤석은지난봄 개그콘테스트 입상으로 데뷔한 풋내기 신인이지만 MBC-TV『웃으면 복이 와요』의「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코너에서 현학적인 전문용어를 줄줄이 나열하는 신세대 개그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특히 그들의 전매특허「아니,그렇게 깊은 뜻이」는 올최고의 유행어로 각광받고 있다.
「안녕하시렵니까」등 특유의 횡설수설 개그로 SBS의 간판 개그맨으로 떠오른 신동엽(24)은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기대의 어긋남과 속사포 같은 말솜씨라는 신세대 감각을 주무기로 하고 있다. 서울예전 개그클럽 출신인「틴틴 파이브」(표인봉.이응호.
홍록기.이동우.김경식)는 복장.외모에서부터 신세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개그맨 그룹.
이들은 SBS-TV의『열려라!웃음천국』에서 무반주 합창으로 브리지코너를 꾸미고 있으며 매주 다섯명이 죽음으로 끝을 맺는 참신한 패턴의 코미디로 주목을 끌고 있다.
개그우먼으로는 KBS-2TV『한바탕 웃음으로』의「봉숭아학당」,『코미디 세상만사』의「덕균이랑 은이랑」,『폭소대작전』등 3개프로에서 맹활약중인 송은이(20)가 돋보인다.
1m50㎝의 작은키에 앳된 얼굴의 그녀는 천진난만한 연기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무대감독으로 일하던 MBC-TV『일요일 일요일밤에』에서「터미네이터」역등으로 얼굴을 내비쳤다가 개그맨으로 나선 최명민(26),SBS-TV『열려라!웃음천국』에서「젊은날의 초상」코너를 공동진행하는 전창걸.김경민 콤비등도 신선한 개그로 시선을끌고 있다.
이처럼 젊은 개그맨들의 맹활약에 따라 개그계 선배급인 심형래.김형곤등은 상대적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이홍렬.이창훈.임하룡등이 그나마 현상유지를 하는 정도다.
이들 신세대 개그맨들의 인기는 선배 개그맨들과는 다른 접근방식에 기인한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재치있는 말이나 웃기는 동작이라는 단순한 웃음유발 기제에서 벗어나 지적 개그나 횡설수설,동일한 상황의 반복등 선배 개그맨들이 미처 생 각지 못했던새로운 방식의 개그를 도입한 것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먹혀들어갔다는 것이다.
방송가의 코미디 제작 관련자들은 이같은 신세대 개그맨들의 돌풍을 우리 개그계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이루어진 바람직한 현상으로 진단한다.이들의 참신한 감각이 당분간 TV코미디프로를 장악할 것은 분명하다.
〈郭漢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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