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30년간 9.4배 늘어-통계청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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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는 예컨대 1백원을 벌어 이중 72원을쓰고 28원을 저축했다.가계收支 흑자율이 28%인 셈인데 지난63년 이 비율은 마이너스 5.9%(1백원 수입에 지출은 1백6원)였다.
또 생산직 근로자들의 소득이 크게 높아졌다고는 하나 아직도 사무직 근로자의 70%에 채 못미치고 있다.그러나 소득 최상위2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낮아져(지난해 37.6%)소득분배구조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한편 가계지출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엥겔계수)은 30년전 61.3%이던 것이 지난해는 30.4%로 절반이하로 떨어져「소득이 향상되면 식료품비 비중이 낮아진다」는 學說을 입증해 주었다. 이같은 사실은 17일 통계청이 63년부터 92년까지 30년간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및 지출변화추이를 분석한 결과 드러난 것이다.부문별로 특징있는 변화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소득=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63년 6천원에서 92년 1백35만6천원으로 늘었다.이를 단순하게 비교하면 2백26배 증가한 것이나 그동안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증가폭은 9.4배다.한편 이 기간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평 균 실질소득증가율은 8.0%로 경제성장률 8.7%보다 낮았는데 이는 성장의 果實이 도시근로자보다는 기업이나 다른 쪽에 더 많이 돌아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30년간 실질소득 증가속도는 생산직 근로자(블루칼러)들이 11.4배로 사무직 근로자(화이트칼러)들의 6.7배에 비해 크게높았다.이는 과거 생산직들의 소득규모가 워낙 작았으나 80년대중반이후 이들의 소득이 크게 늘어난데 힘입은 것이다.그러나 아직도 생산직 근로자의 월소득(지난해 1백14만9천원)은 사무직(1백64만3천원)의 69.9%에 불과하다.
소득원천을 보면 근로소득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부동산값 상승과 부모재산 상속.副業확산등에 힘입어 기타소득 비중은 크게 늘었다. 또 취업인구가 늘면서 가구주의 소득비중은 줄어들고(90.6%에서 85.3%)있다.가구당 취업자수가 30년전의 1.19명에서 1.43명으로 늘어난데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37%에서 47.3%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출=가계총지출은 30년전 6천3백원에서 1백만7천7백원으로 늘었다.명목상으로는 1백59배,실질적으로는 6.6배 증가했다.이중 일반적인 소비지출은 6.1배 증가한 반면 세금.의료보험비등이 늘고 주택마련에 따른 은행이자지출이 많아 진데 영향받아 非소비성 지출은 16.8배로 크게 늘어났다.그 결과 가계지출중 非소비성 지출비중은 63년 4.1%에서 지난해는 10.4%로 치솟았다.
한편 도시가정의 소비지출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엥겔계수는 30년간 절반이하로 낮아졌다.식료품비중에는 主食費 비중이 급감한반면 부식비.외식비.기호식품비는 급증했다.
〈그림참조〉 또 교육.레저.오락등 문화생활 관련비용이 크게 늘고 있으며 교통비.용돈.의료비등도 증가세가 높게 나타났다.교육.교양.오락비의 경우 30년간 실질증가폭이 15배에 달해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3년 5.4%에서 13.3%로 상승했다.
자가용 확산추세등으로 교통.통신비도 실질금액으로 21.6배나증가,가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6%에서 9.2%로 올라갔다. ◇가계수지=63년의 경우 한달에 6천원을 벌어 6천3백원을 씀으로써 적자율이 5.9%였다.지난해는 1백35만6천원 소득에서 쓰고 남은 돈이 34만8천원에 달해 가계흑자율이 27.9%로 향상됐다.
특기할 만한 것은 지난해 생산직 가구의 흑자율(29.6%)이사무직(26.1%)을 추월했다는 점이다.이는 88년이후 공장근로자나 건설인부등의 임금이 급격히 상승한데다,사무직 근로자들의씀씀이가 생산직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난데 기인 하는 것이다.
〈沈相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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