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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건전프로 늘어난다-저질시비 오락물 크게 줄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TV가 바뀔 것같다.적어도 올 가을 개편에서는 공익성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이 늘고 10대 취향의 시끌벅적한 오락프로는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변화는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시청률 경쟁에 따른 프로그램 저질화로 여론의 비판을 받아온 각 방송사들은 이미 「튀는프로그램」에 대해 일부 손질을 해왔다.KBS는 저질시비를 빚은2TV의 『폭소대작전』등 일부 코너를 교체했으 며 MBC는 토크쇼『이숙영의 수요스페셜』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가져간다는 계획아래 세부 손질에 나섰다.SBS의 경우 지난7월 『오박사네 사람들』에 대한 방송위원회의 중징계 이후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등의 내용을 순화하는 미조정을 해왔다.
최근 방송위원회가 전례없이 「93추동계 TV 편성 기준」을 낸 것과 방송3사가 10월18일 동시개편에 합의한 것도 이같은추세를 확인해준다.
방송위원회가 11일 각 방송사에 통보한 편성기준은 우선 보도.교양.오락 프로그램의 편성비율을 법규대로 각각 10.40.20%이상씩 편성토록 촉구하고 있다.이는 방송사들이 이 프로그램3분법을 마음대로 적용,오락성이 강한 토크쇼.만화 영화.스포츠프로등을 교양으로 분류해온데 대해 강력히 제동을 건 것이다.방송위의 분석에 따르면 교양부문의 경우 KBS-2TV는 40.5%를 편성한 것으로 발표했으나 27.3%에 불과하며 MBC는 발표상 41.1%지만 22.3%, S BS는 48.2% 발표에실제로는 2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방송위는 주시청시간대(오후7시~10시30분)에 10대 위주의 오락프로그램이 과다편성돼 있다고 지적하고 온가족이 시청할 수 있는 건전프로그램의 편성을 요청했다.이밖에 문화예술프로그램의 주시청시간대 편성,왜색 불건전 만화영화 의 지양등을촉구했다.방송위의 편성기준 제시는 강제성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실제편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 9일 KBS.MBC.SBS 3사가 처음으로 가을 개편을 같은 날 실시키로 한 것도 변화를 예고하는 징조중하나다.이는 그간의 고질적인 중복.대응편성을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KBS는 현재 『공영방송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들어온 KBS-2TV를 집중적으로 손질한다는 구상 아래 코미디 프로 축소,공영성 강화등의 틀을 잡아놓고 있다.
MBC 경우도 그동안 도마에 올랐던 오후7시대 프로들을 대폭정리할 계획이며 새 유형의 주부프로와 옴부즈맨 프로 신설등 개편안을 짜고 있다.
그러나 이번 추동계 개편에서 각 TV가 換骨奪胎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이른 것같다.우선 방송관계자들이 현상황을 「개혁적 분위기 하의 이상기류」정도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만만찮은데다 시청률이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의 연히 자리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郭漢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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