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정경>美대통령再修 로스페로 정치개혁 외치며 勢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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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美國정가에 일찍이 볼수 없었던 새로운 바람이 일고있다.
96년 美대통령선거 재출마를 노리며「民草에 의한 정치개혁」운동을 벌이고 있는 로스 페로의 지지층이 시간이 흐를수록 강한 결속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이 新黨으로 전환될 경우 兩大정당체제의 미국에 유례없는 정계개편도 예상할수 있다.
지난 여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紙가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빌 클린턴 現대통령,共和黨, 페로의 지지도가 각각 37%,19%,16%로 나타났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民主黨지도자회의(DLC)가 백악관여론조사팀과 함께 페로 지지층 공략차원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현시점에서 선거가 실시될 경우 클린턴대통령이 40%,공화당이 31%,페로는 24%를 획득할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선거에서는 각각 43%,37%,19%).이 조사에서 페로가 공화당후보로 나설 경우에는 클린턴을 47%對 46%로 누르고 당선될 것으로나타났으며,모든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페로가 2위와 10%이상 차이를 내며 당선할 것으 로 예상됐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紙의 존 브레넌 여론조사부장은『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선거직후 완전히 소멸해 버리던 과거와는 전혀다른 양상이다.특히 페로 지지층은 보수냐 리버럴이냐 하는 이데올로기 문제를 떠나 현정치권의 근본적인 개혁을 지향하고 있어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호감가는 정책 한둘로 자신의 지지층으로 끌어들일수 없게 되어있다』고 말했다.
정치분석가들이「투쟁하는 無所屬層(militant independant)」으로 부르는 페로 지지층은 기성정치권의 문제점을 크게 2가지로 지적하고 있다.
첫째,미국정치가 정당내외의 이익집단에 의해 좌우돼 국가재정을비롯한 국정을 독자적으로 통제할수 없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공화당은 도덕적 우익과 대기업.재력가의 대변인,민주당은 勞組.사회보장상 혜택을 받고있는 집단의 포로라는 것이다 .
둘째,정치불신으로 현직자들이 크게 고전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지난해 의회선거에서 현직 의원의 97%가 당선되는등 정치판 판짜기가 民心과 따로 놀고있다는 점이다.현행 제도로는 신인이 돈과 권력을 가진 현직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지난 92년 美대선에서 돌풍을 몰고왔던 페로는 지난1월부터「단결된 우리가 미국을 떠맡는다」(UWSA)라는 조직을 만들어 왔다.그는 연회비 15달러를 내는 회원수를 올해말까지 5백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로 TV방송 황금시간대를 30분 간씩세차례를 산 외에 한달에 1회꼴로 토크쇼에 출연,정치개혁을 역설하고 있다.
페로의 계획은 자원봉사자들로 하원의원선거구→州→전국에 이르는피라미드식 UWSA조직을 결성한다는 것이다.페로의 비서 샤론 홀먼은『9월말까지 50개 州 모두에 사무장이 임명될 것이다.최근에는 젊은이들의 관심도 높아져 미국내 3백여개 대학에도 支部가 결성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단 하루만에 2백10만명으로부터 예산안반대 서명을 받아내 UWSA의 조직력을 과시했다.또 이들의 호언대로 내년 중간선거때 후보자를 낼 경우 10%의 유권자만 움직여도 최소한 하원에서 60명,상원에서 10명의 당락이 뒤바뀔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페로의 여론담당책임자 고든 브래크는『마음만 먹으면 3개월내로민주.공화당과 견줄만한 정당을 결성할수 있다.96년 선거때는 적수공권으로 임했던 지난해와는 양상이 크게 다를 것이다』고 말했다. 〈李己元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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