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편의점 매출 급신장..유통시장에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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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구식 구멍가게」편의점이 도입 4년만에 점포수가 1천개를 넘어섰다.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앞세운 편의점은 광범한 무자료시장에의지해온 재래식 구멍가게.슈퍼마킷을 차례로 도태시키며 이제 유통시장에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까지 편의점업종에 진출한 업체는 모두 8개로 전국의 점포수는 7월말 현재 1천65개.
총 매출액도 91년 6백7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천1백억원으로 3배이상의 신장을 기록했으며,올해도 매출액이 대폭 늘어나 6천억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산뜻한 디자인과 깨끗한 매장,소량다품종의 품목,간단한 식사.
음료까지 취급하는 편의점의 형태가 편리함.간편함을 좇는 新세대.샐러리맨들의 성향과 맞아떨어진 것이다.또 편의점의 등장과 함께 유흥업소의 자정이후 영업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심야시장을 독점하게된 것도 급속한 성장에 한몫을 했다.
국내 편의점은 89년5월 올림픽선수촌아파트에 세븐일레븐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막을 열었다.
이후 로손이 89년7월,서클K가 89년10월,패밀리마트가 90년10월,미니스톱이 90년11월,LG25가 90년12월 각각편의점업계에 진출했으며 91년2월에는 바이더웨이가 마지막으로 참여했다.
업체들간의 첫 경쟁은 직영점 확보에서 시작됐다.새로 소개되는생소한 형태인데다 당분간 출혈영업이 불가피한만큼 우선 목좋은 곳에 직영점을 열어「되는 장사」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주력한 것이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업체별 점포수(7월말 현재)는 LG25가 2백25개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패밀리마트 2백6개▲미니스톱 1백64개▲로손 1백86개 ▲서클K 1백26개▲세븐일레븐 75개▲바이더웨이 58개▲AM-PM 24개 順이 다.대개 점포수 2백50~3백店이 넘어서야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여전히 점포수 늘리기가 업계의 현안인 셈이다. 순수 국내 브랜드인 LG25는 출점시기는 늦었으나 다른 업체들을 제치고 92년부터 선두에 나서고 있다.여기에는 럭키금성이라는 단단한 배경과 지난 80년부터 유통업에 나선 LG유통의 경험이 뒷받침됐으며 특히 부산(44店)과 경남일대 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점포수 2위의 패밀리마트는 무리하지 않는 출점전략이 장점으로꼽히고 있는데 서울과 수도권(1백66店)에서 가장 많은 점포수를 갖고 있고,로손은 母기업인 제과전문업체 샤니의 탄탄한 유통망에 힘입어 대구(30店)와 대전(17店)에서 최대점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편의점의 효시인 세븐일레븐은 다른 업체들과 달리 아직 직영점위주의 전략을 유지,점포수에서는 뒤지고 있으나 강남(56店)을중심으로 노른자위 길목을 상당수 차지하고 있으며,서클K는 국내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한 대학로店등 강북(47 店)에서 막강한 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물류시스팀과 전산시스팀 확충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평균 30평의 매장에 2천2백여가지의 품목을 취급하는 편의점특성상 신속한 물량공급과 어떤 품목이 얼마만큼 팔릴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新유통에서 돌풍을 일으킨 편의점은 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라 무자료시장의 축소로 더욱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그러나 경쟁은그만큼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해태유통이 편의점에 발을 디뎠고,유통업계에서 알아주는 롯데그룹의 참여도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는등 주요그룹들이 잇따라편의점 참여를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李哲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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