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루츠코이 부통령에 정직명령/측근인 슈메이코 부총리도 함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보수파 “의회제거 음모” 반발
【모스크바 로이터·AP=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1일 부패혐의를 받고있는 보수파 알렉산드르 루츠코이 부통령과 함께 개혁파 측근 블라디미르 슈메이코 제1부총리를 동시에 정직시키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옐친대통령이 올 가을 총선을 실시하겠으며 9월 러시아 정치의 격변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해온 점에 비춰 보수파에 대한 총공세의 포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루츠코이 부통령과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최고회의(의회) 의장 등 보수파 진영은 이것은 의회를 제거하려는 첫번째 시도라고 비난하면서 즉각 반격에 나섰다.
루츠코이 부통령은 러시아 북부 코미자치공화국 수도 식티프카르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옐친은 자신을 헌법위에 올려놓았다』며 『이번 대통령령은 위법이기 때문에 전혀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몇주일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면서 『옐친이 의회를 해산시키려 할 경우 러시아는 총파업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옐친 대통령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루츠코이 부통령과 슈메이코 제1부총리에 대한 대통령의 정직명령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결정은 이들 두 사람이 최근 수주일간 서로 상대방의 비리혐의를 주장하는 등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