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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소설>김인숙,이승우 소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아득한 나날」-.작가 김원우가 일찍이 이야기했고,오늘 시인정은숙이 시리게 노래하고 있는 이「아득한 나날」(『세계의 문학』가을호)에 희망이란 무엇인가.우리 안에,혹은 밖에 희망이란 어떤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가.삶의 상실과 회복이 의미없이 겹쳐지고 있는 새로운 세기말의 와중에서 희망은 어떤 상징으로 우리앞에 놓여질 수 있는가.김인숙의「희망의 봉인」(『세계의 문학』가을호)과 이승우의「宣告」(『문학과 사회』가을호)에서 우리는 매우 독특한 상징을 읽어낼 수 있 다.
「희망의 봉인」은 전면적인 삶의 상실 상황을 아이러니의 무늬로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다.『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알든 알지 못하든 산다는 것은 매순간의 희망이었다.어쩌면 죽음까지도여자에게는 희망이었다』라고 쓰고 있는 작가 김씨 는 끝끝내 버릴 수 없는 희망의 의지를 밝히고자 한다.한 기층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그의 삶을 벼랑끝까지 내몰면서 희망을 잔인할 정도로 봉인시키면서 역설적으로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사건은 절망으로 치달아가는데 주인공의 의식은 희망 의 이데올로기로 열려 있다.서늘한 아이러니다.여기서 우리는 동시대 삶이 얼마나 고단한가를,그리고 희망을 꿈꾸는「행복한 상상」이 얼마나 불행하게 닫혀있는가를 거듭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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