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양안교류의현주소>대륙어부 반기는 대만 선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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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협兩岸간 교류는 대부분 민간이 앞장서서 그 영역을 개척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양안간 어민들간의 교류다.
어민교류의 상징물이 최근 臺灣 매스컴을 통해 일반에 자주 알려지기 시작한「海上旅館」이다.
대만의 어선주들에 고용돼 고기잡이에 나섰지만 대만땅에 상륙이불가능한 대륙어부들을 위해 바다위에 설치된 이 해상합숙소는 주로 대만의 동북부지역 인근해역에 형성돼 있다.
대륙어부들이 대만 선주를 따라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계약기간이끝나면 다시 이 곳 해상여관으로 돌아와 다른 대만선주를 기다리는 임시합숙소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들 어부들의 유일한 휴식처이기도 하다.
소형 어선을 숙박시설로 개조한 해상여관에는 많을 경우 2백명가량의 대륙어부들이 일자리를 기다리며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해상여관은 태풍이나 폭풍우등 자연재해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륙어부들은「高賃」의 매력때문에 각종 위험들을 감수하고 있다.
그러나 어업교류에는 대만인들이 보다 적극적이다.
대만 서남부의 東港에는 일부 대만의 선주들이 직접 배를 몰고대만해협의「彼岸」에 해당하는 福建省지역으로 건너가 현지 어부들을 고용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이 곳에는 대륙어부들을 소개해주고 돈을 챙기는「대륙어부 소개회사」 두곳이 성업중이다.
실제 東港에는 약 1천3백척의 대만어선들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척당 평균 6명의 대륙어부들이 승선해 고기잡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 지역 어업조합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 회사들은 대륙에 지부를 두고 대륙어부들을 모집해 대만선주들에게 소개를 해주면서 소개비로 5천新臺幣(약 15만원)가량을 받고 있으며 대륙어부들의 한달 평균임금은 1만新臺幣(약 30만원)정도다.
『대륙어부들은 우리와 같은 핏줄이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습관등이 같습니다.따라서 이들을 본격적으로 고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전까지 대만에 진출해 활동해온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지의 외국어부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뚱강 어업조합 린칸즈(林戡治)총간사의 설명이다.
「3D」현상이 보편화되면서 생긴 현지 젊은이들의 어업기피 현상과 외국어부들을 고용하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어려움들이 이들대륙어부들의 고용으로 모두 해결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 현지 관계자들의 자랑이다.
이러한 활발한 민간주도 교류형태는 결국 정부측의「정책대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지 어민들의 요구와 함께 태풍등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성등 인도적인 고려에 의해 대만당국은 현재 인근해에 위태롭게 정박해있는 해상여관을 육지로 끌어 올리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대륙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대만 행정원 산하 대륙위원회측은 지난 7월부터 대륙어민 상륙허가에 관한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곧 실행에 옮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臺灣(東港)=劉光鍾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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