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충고"3백87개 책낸 박광철 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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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악수할 때에는 힘있게 쥐어라.힘없이 악수하는 것은 곧 무성의와 무관심을 느끼게 하는 나쁜 버릇이다.사람들은 비록 손이 조금 아플지라도 힘있는 악수를 좋아한다.』『종종 설거지를 하라.그 귀찮음을 알게 되면 필요이상으로 깨끗한 그릇에 음식을 묻히지 않게 될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고싶은 충고 3백87개를 모아 글로 펴냈다.
『부끄런 A학점보다 정직한 B학점이 낫다』를 쓴 朴光哲씨(47). 현직목사이면서 고교생인 수현(16),중학생 기현(13)등 두 아들의 아버지인 朴씨가 인생선배로서 느껴온 것들을 재치있는 얘기로 들려주고 있다.
『잔소리로 들릴수 있는 말도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입장에서 얘기하면 진지한 충고가 되는 법이지요.인생선배의 입장에서 아이들이 이렇게 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아내와 함께 의논하며 모았습니다.』 두아들의 말을 빌리면 朴씨는 매우 자상하고 유머 풍부한 아버지.아직도 아이들과 함께 제기차기.퍼즐.체스등을 즐기고 친구처럼 도란도란 얘기를 주고받는 것을 즐긴다.그런 朴씨가여드름.뉴에이지 음악.여자친구.정직한 돈벌이등을 세세하게 얘기하면서도『공부를 잘 하라』는 그 「흔한 말씀(?)」이 없어 눈길을 모은다.
『오키스트라에서 세컨드 바이얼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끔 아이들에게 얘기해 줍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무엇보다도 밝은 마음으로 사는게 더 성공한 삶이라고 말해주지요.』 맏이인 수현이는 아버지의 충고중에『부자라고 모두 욕하지말라』를,둘째 기현이는『영어로 분노와 위험은 알파벳 하나 차이다』를 인상에 남는 내용으로 떠올리면서 친구같은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다.해외여행을 가면 느낌을 만화로 스케치해 보낼 만큼 자상하지만 거짓말에 대해선 회초리를 들만큼 엄격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아버지도 어머니와 함께 자녀교육에 공동으로 참여하고책임져야 한다는 그는『자신의 충고가 아들 또래의 청소년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서울신길성결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미국 풀러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신학대 대학원 선교학과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또 부인 李相恩씨(43)와 함께 극동방송에서 신앙.자녀에 대한 상담을 6년째 맡아오고 있다.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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