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B」대 언론 공개장 "방황 잃은 무관의 제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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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아주 오래된 연인들』로 신세대 음악의 대표주자가 된 그룹 「015B」가 『4악장』이란 타이틀로 4집 앨범을 내놓아 또 다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서태지와 아이들」과 함께 기성가요의 기반을 모두 무너뜨린 「015B」의 새 앨범은 음악적 방향의 변화보다는 더욱 공격적이고 직설적이 된 노래 가사가 인상적이다. 『요즘 애들 버릇없어』라는 노래의 『어른들…이 생각하듯이 소유되고 싶진 않아 우리 는 단지 우리이니까』란 가사가 보여 주듯 「015B」는「버릇없게도」기성세대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있다.
여러 가지 색깔의 보컬이 담길 수 있도록 「객원가수제」를 여전히 도입하고 있는 「015B」의 음반은 이미 형식적인 면에서부터 노래부르는 가수만을 중요시하는 대중가요 풍토에 저항하고 있다. 타이틀곡 『신 인류의 사랑』과 『그의 비밀』은 『아주 오래된 연인 들』에서처럼 코믹하고 경쾌한 연주에 문자 그대로 「신 인류」의 감각적 특성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노랫말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신 인류」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불러일으킬 음악에 비해 대형클래식 악단을 도입한 연주곡『푸른 바다의 전설』등은 파묻히고 있는 편이다. 세상에 오렌지족이니 뭐니 하는 건 있지도 않아. 신문과 사회와 어른들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지』라고 주장함으로써「015B」는 자신들이 은근히「신 인류」의 문화를 대표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이 음반의 마지막 곡인 『제4부』란 곡은 『고급 저널리즘의 포장아래 무책임과 상업적 비판주의에 찌들은 옐로 저널리즘에 보내는 015B의 메시지』라는 설명과 함께 언론을 가리켜 『비난하는 것만이 유식한 것처럼 인정되는 사회가 만들어낸 피해자』라고 조소하고 있다.
외국음악 표절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던 015B는 이 노래에서 언론을 『방향을 잃고 헤매는 가엾은 무관의 제왕』이라고 단정하고 언론 의『약속을 어긴 무책임 뒤엔 차가운 비웃음뿐』이라고 꼬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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