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관리 중에도 비자금 조성”/라이프그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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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의원·월계수회 계좌번호 발견/해고된 경리직원이 서류공개
라이프그룹(회장 조내벽)이 그동안 은행관리를 받고 있는 중인데도 공사비를 과다계상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정치권 등에 제공해 왔다는 의혹을 사고있다.
이같은 사실은 노조활동을 하다 해고된 이 회사 경리담당 직원이 19일 「회사운영자금 집행 및 조달내역」 등 관련서류를 공개해 드러났다.
관련서류에 따르면 라이프주택개발은 4월중순 경기도 안산백화점 등 5개 공사현장의 공사대금 10억원과 분당3차 아파트부지땅값 15억원 등 모두 26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뒤 조 회장에게 운영비 선지급금으로 21억원,민자당 특별찬조금 5천만원,기타 1억3천여만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이날 공개된 조 회장의 동생 정민씨(51)의 개인수첩에는 H·N·J·L 의원과 월계수회 등 정치인 관련단체 두군데의 계좌번호 등이 적혀있어 비자금이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짙게 해주고 있다.
이에대해 관련 의원들은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 『조씨가 후원회원으로 있어 계좌를 통해 회비를 납부 받았을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라이프주택측은 『관리은행인 서울신탁은행측과 시간문제 등으로 협의를 갖지 못하고 사용하는 자금을 가명계좌에 넣어둔채 이를 전용해온 사실은 있으나 비자금을 조성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라이프주택 노조측의 조 회장 등을 횡령 등 혐의로 고소해올 경우 비자금조성과정·규모 및 정치자금제공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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