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이냐, 스리톱이냐.
카타르 도하 도요타컵 친선축구대회(23세 이하)에 참가한 김호곤 한국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머리가 복잡하다. 15일 0시(한국시간) 열리는 파라과이와의 첫 경기에서 호주 전지훈련 때 땅에 떨어진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선 골 결정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올림픽팀은 지난해 연승 행진을 하며 한국 축구의 '고질병'인 골 결정력 부족에서 자유로운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 7일 호주 올림픽 대표팀과의 경기는 이런 믿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한 채 0-1로 허망하게 졌다. 이날의 패배는 김감독에게 그간 번갈아 가며 사용해온 투톱(3-5-2)과 스리톱(3-4-3) 시스템 중 득점력이 높은 편을 선택할 때가 왔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결정은 쉽지 않다. 둘 중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팀 내 최단신(1m70㎝)이지만 발이 빠른 데다 드리블까지 좋은 '최라도나' 최성국(21.울산 현대)이 있어 가능한 일. 최성국은 3-4-3 전형에선 최태욱(23.안양 LG)과 측면 공격수로, 3-5-2 전형에선 조재진(23.광주 상무)과 중앙 공격수로 활약한다.
물론 상대의 수비전형을 알면 해답은 간단하다. 스리백에는 스리톱으로, 포백에는 투톱으로 맞서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한국 대표팀과 딱 한 차례 만났던 파라과이 올림픽팀이 최근 어떤 전술을 사용하는지는 오리무중이다. 그래서 김감독도 "승리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상대의 전력을 모르기 때문에 원래 준비했던 플레이를 구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