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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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한에서도 일기예보에 관심도는 무척 높다.
늦여름 동해안 일대에 태풍이 자주 기승을 부리는 데다 천수답 및 산중턱을 개간한 다락 밭이 많은 관계로 「하늘 농사」를 짓는 탓이다.
다만 일기예보 맞힘 율은 슈퍼컴퓨터 등 첨단 분석 장비가 없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귀순자들은 전한다.
기상 관련 월간지인 『기상과 수문』(농업 출판사 간) 올 신년호가 예보 맞힘 율을 작년보다 5∼7%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일기예보를 맡고 있는 기관은 정무원 국가환경보호위원회 산하 기상수문국.
당초 정무원 농업위원회 밑에 있던 기상국이 76년 7월 김일성 지시로 확대·개편됐다.
현 국장은 이건일. 그 밑에 장기봉 등 3명의 부국장이 있다.
기상수문국은 다시 평남도·양강도 관측소 등 모두 29곳의 지상·고층 관측소, 중앙예보 연구소 및 서해 해양기상연구소 등을 관할, 일기예보를 한다.
일기예보 방식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세계기상기구(WMO)의 세계기상통신망(GMS)이 제공하는 기상 자료와 국내 관측소 및 기상 레이다의 데이터 등을 동시에 분석하면서 일기도를 작성한다.
북한은 75년 세계기상기구에 가입했었다.
90년 8월에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지원으로 기상 위성 수신소를 완공, 일본의 「정지기상위성」으로부터 기상 위성 사진을 받아 일기예보에 이용하고 있는 상태다. 사용료는 무료다.
작년 3월에는 장기봉 부국장이 중국 국가 기상국 온강극 부국장과 기상 분야 교류 계획 협정을 맺고 기상 인력 교환·중국의 첨단 기상 장비 도입을 합의했다.
그만큼 북한은 기상 부문의 현대화·과학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기상수문국이 관측·분석한 일기예보는 컴퓨터 산업이 발달 안 된 만큼 우리와 견주면 맞힘 율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귀순자들 얘기다.
일기예보는 역시 텔레비전·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전파된다.
중앙TV 방송의 경우 30분간 진행하는 저녁 8시 뉴스가 끝난 뒤 약 3분 동안 일기예보를 내보낸다.
프로그램 이름은 「래일의 날씨」. 평양·개성시와 각도의 날씨 상태, 풍속 및 최고·최저 온도 등을 여자 아나운서가 일러준다.
위성 사진은 일절 사용하지 않고 해당 지역 모습을 담은 사진 옆에 날씨 상태를 점등시키는 방송 기법이 특이하다.
물론 동해안 및 서해안의 바다 날씨·파고도 함께 보도된다.
중앙TV는 오후 5시에도 뉴스를 내보내지만 일기예보는 하지 않는다.
라디오 방송은 하루 일곱 번 정도 분석 일기예보를 하고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정무원 기관지 민주조선에 일기예보를 아예 싣지 않는 점이다.
다만 평양신문의 경우 1면 상단 제호 옆에 평양의 최고·최저 기온 및 날씨 상태를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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