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검아 일체"… 황홀한 혼의 「비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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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무더위를 벤다.
검아 일체가 되어 계곡물을 가르는 그녀의 당찬 모습은 차라리 청량하다고 해야 할까. 해동검도에 심취해 있는 이선용양(25·KBS 탤런트)은 검과 호흡을 함께 하느라 여름을 느낄 틈이 없다. 이선용 양은 하루 2시간씩 검을 통해 심신을 닦고 무아의 공간으로 몰입하고 있다.
검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바라보며 자아를 발견하는 그녀는 해탈을 갈구하는 구도 승의 모습과 흡사하다. 지난해 2월 우연한 기회에 해동검도에 입문한 그녀는 현재 품띠로 단을 바라보고 있다.
이 양은 실제로 기를 모으면 명함 한장으로 나무젓가락을 자르고 촛불 네개를 목검으로 끌 수 있는 내공을 지니고 있다. 또 그녀는 우산 하나만 들면 불량배쯤은 간단히 해치울 수 있는 실력의 소유자.
검도를 하기 전에는 팔 힘이 약해 같은 여자들과의 팔씨름에서 지는 경우가 많았던 그녀는 검을 잡은 후부터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 완력도 갖추고 있다. 이 양은 또 엄지·검지 두 손가락만으로 팔 굽혀 펴기 10회를 거뜬히 해내는 체력을 지니고 있다. lm63㎝·46㎏의 날씬한 체격의 그녀는 원래 볼링·스쿠버다이빙 등 온갖 스포츠를 즐기는 활동파였지만 검도를 통해 침착함과 무게를 더 할 수 있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 후 KBS 공채 14기로 방송에 발을 들인 그녀는 배구협회 부회장인 이재창씨(61·동국대 불교철학과 교수)의 막내딸.<글 장훈·사진 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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