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임형 투자' 1조 몰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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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간접상품의 대표주자인 주식형 펀드와 랩어카운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일임형 랩어카운트(wrap accounnt)는 총 수탁고가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후발 증권사들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이르면 다음주께 수탁고가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반면 주식편입 비율이 60%가 넘는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는 지난해 5월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랩어카운트 '1조'시대=삼성증권은 13일 현재 7천억원을 넘는 일임형 랩어카운드 상품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9백억원 이상).미래에셋증권(5백억원 이상).한국투자증권(3백억원) 등도 규모는 작지만 랩상품 잔고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대우증권은 랩계좌의 고객예탁금 이자를 예탁규모에 상관없이 3.6%로 일괄 상향조정하는 등 먼저 랩시장에 진출한 증권사들도 고객 모으기에 힘을 쏟고 있다.

랩시장에 새로이 출사표를 던진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이 지난 2일 '굿모닝 골드랩'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동양종금증권이 '마이랩'을 시판했으며 신영증권도 'APEX랩'을 선보였다. 우리증권.메리츠증권도 이달 중 랩어카운트 시장에 가세할 예정이다.

◇주식평 펀드는 울상=종합주가지수가 850선을 넘나들며 2년 만의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는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 9일 현재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는 총 8조1천1백20억원으로 2002년 3월 27일(8조6백2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에만 2천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지난해 3월이후로는 약 2조원의 자금이 증발한 셈이다.

투신협회 김정아 팀장은 "800선 대에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지수가 상승한 덕분에 '본전'을 회복하자 서둘러 환매에 나서고 있다"며 "주가가 단기간 큰 폭으로 상승한 탓에 개인들이 신규 펀드 가입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랩어카운트 실적 때문에 펀드의 만기가 돌아온 고객들에게 새로운 펀드 대신 랩상품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고객들도 투자자의 의견이 반영되고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펀드보다는 랩상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일임형 랩어카운트=증권사가 고객과 일임매매 계약을 통해 위탁받은 자금을 증권사 자체 판단에 따라 관리하고 운용해 주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따라서 개인의 자금성격에 맞춰 자산을 배분할 수 있고 시장 흐름에 따라 투자전략을 맞춰나갈 수 있는 데다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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