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보험사“합병 불가피”/8곳적자 2천5백억… 자본금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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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부분 소주주로 증자 엄두못내
보험·리스·신용금고의 합병와 업종전환이 허용됨에 따라 부실의 늪에 해매고 있는 지방생명보험사들의 합병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합병의 필요성과 가능성이 다른 어느 분야보다 높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지방 생보사들의 구체적인 합병논의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영업부진과 지역적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연고지역을 둔 지방사끼리 합병해 규모를 키우는 것이 불가피하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구 조선생명 등 현재 영업중인 8개 지방 생보사들은 지난 3월말 현재 사업비 이연액을 포함한 누적손실이 모두 2천5백68억원으로 자본금 1천1백90억원을 전부 잠식하고도 남는 상태다. 이같은 부진은 금융당국이 무더기 신설사 허가로 난립을 부추긴데다 일개 시·도를 연고지역으로 하기에는 보험시장이 너무 좁은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그러나 같은 적자라 해도 각자의 속사정은 크게 다르다. 대신 등 6개 내국사와 동양베네피트 등 6개 합작사들은 대그룹 또는 든든한 대주주의 지원을 받는데다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아직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이들 지방사들은 적게는 1백50여명에서 많게는 1천여명이상 군소 지역상공인들을 주주로 하고 있는데 적자가 계속되자 주주들의 반발이 심해 증자를 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심지어 곧 출범하게 될 강원지역의 한일생명조차 설립자본금을 못모아 반년이상 끌었다. 따라서 합병요구는 주주들로부터 먼저 제기될 공산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대개가 은행계열인 리스사나 개인소유가 많은 신용금고는 합병이나 업종전환이 활발하게 모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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