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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자의원/공직자 재산등록 뒷얘기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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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공시지가신고 의무화 되자/민자 “껑충” 민주 “하락”/민자 김호일의원 23만원 최극빈/고 건설 주식값 올라 3억원 늘어 여론신경전/헌재재판관 상당수 재력가 “변호사때 번돈”
▷국회◁
지난 봄 재산공개때에 비해 민자당 의원들은 대체로 액수가 불어난 반면 민주당의원들은 줄어든 것이 특징.
등록한 재산내용엔 거의 변화가 없으면서도 액수가 늘고 줄어든 까닭은 평가기준액이 달려졌기 때문. 당시 민자당의원들은 토지가격을 주로 내무부과표(시가의 20%선)로 신고했는데 이번엔 공시지가(시가의 80∼90%)를 적용케 돼있어 토지가 많은 의원들은 가만히 앉아 2.5∼3배의 재산증식(?)을 맛보게 됐다.
또 주식도 지난 4월엔 주로 액면가로 신고했으나 이번엔 7월13일 종가가 기준이 됨에따라 보유량이 많을수록 액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됐다.
김진재(2백77억→6백60억원) 조진형(1백24억→4백80억원) 이명박(62억→2백70억원)의원 등이 3∼4배씩 늘어났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번 부동산을 시가대로 신고했는데 이번엔 그보다 낮은 공시지가를 적용하다보니 총액면에서 전반적으로 하락추세를 나타냈다.
지난 4월 당내 1∼3위를 차지했던 김옥천(1백67억→40억원) 국종남(1백7억→41억원) 김충현(1백2억→60억원)의원이 2∼4배쯤 대폭 줄어들어 민주당은 자칫 1백억원대 이상 재력가가 사라질 전망이다.
○…민자당의 김진재의원은 3월공개때 포함됐던 부친소유재산 50억여원을 이번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지난번 표준지가로 신고한 부산시 동래구·해운대구 등에 있는 대지 등을 공시지가로 신고한데다 공시지가 또한 3개월새 평균 3배가까이 올라 무려 3백80억원이나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3백80억 불어나
또 조진형의원은 비상장 법인주식을 주로 갖고 있어 액면가 등록의 득을 봤지만 보유부동산의 공시지가 상승으로 5백억원대에 진입.
보유재산의 대부분이 서울 서초동 법원단지주변 대지인 이명박의원은 대법원·대검찰청이 95년 서초동으로 옮길것을 예상한 건설부가 공시지가를 대폭 올려버리는 바람에 3월의 62억원에서 이번에는 2백60억원으로 급상승.
김종필대표는 지난번과 별차이 없는 24억원으로 등록했는데,화제의 「르누아르」 유화는 『진품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단서를 붙인채 신고.
황명수 사무총장 역시 7억여원으로 별 변동이 없었으나 재산확인 과정에서 지역구인 아산의 「황명주」소유임야가 발견돼 오해를 받을까 신경.
김종호 정책위의장은 17억원,김영구총무는 30억원선으로 지난번과 비슷한 수준.
1백29억원으로 등록했던 정재문의원도 재력가인 부친(정해영 전 의원)의 재산을 제외,이번엔 51억원만 신고했다.
지난번 1천3백20만원으로 민자당내 가장 적은 액수를 등록했던 김일호의원(마산­합포)은 이번에 23만원만 등록해 당내에서는 물론 국회의원·행정부를 통틀어 가장 극빈자가 될 전망.
김 의원은 서울 여의도동 목화아파트(27평형)의 사글세 선납금이 3월에는 5백만원이었으나 7월 현재 2백만원 밖에 남지 않았고 쏘나타승용차 8백23만원을 합하면 재산은 1천23만원이 되지만 4월에 농협에서 1천만원을 빌렸기 때문에 재산은 단돈 23만원에 불과하다고 설명.
○비상장주 값줄어
○…민주당의 김옥천의원은 무등산 온천레저타운(비상장법인) 주식 32만7천주를 액면가 5천원씩으로 등록,시가 2만6천원이었던 지난 공개에 비해 큰 감소를 가져왔다고 주장.
「대일필름」 영화사 대표인 국정남의원도 서울·전남·제주일대 부동산의 공시지가 산정과 비상장 보유주식 4만8천주의 액면가표시로 지난번의 40%에 못미치는 액수를 등록했다.
지난 공개때 개인재산 16억9천만원,법인재산 1천4백30억원을 신고했던 대구학원재벌 신진욱의원도 비영리법인 출연현물의 목록등만 병기한 채 16억5천만원의 개인재산을 등록했고 91억원으로 4위였던 이경재의원도 공시지가 산정 등을 내세우며 60억원대를 등록.
김충현의원은 지난번에 합산됐던 모친의 재산 24억여원이 「피부양자가 아닌 직계존비속 재산제외」 규정에 따라 빠진데다 부동산의 공시지가산정 등으로 역시 60억원 남짓한 재산총액을 등록했다.
9백28만원으로 여야 통틀어 최하위였던 이윤수의원은 1천만원이하 예금배제로 주택청약예금 5백만원과 함께 그랜저 승용차가 제외되는 덕택에 7백16만원을 등록,꼴찌를 면했다.
이밖에 이기택대표(46억9천만→39억원) 김덕규총장(5억3천만→4억여원) 김태식총무(5억8천만→5억원) 등과 대부분의 최고위원들도 하향세를 나타냈고 조세형최고는 지난공개때 다소 불안해(?) 아파트시가에 더했던 5천만원을 떼내는 등 4억원 남짓을 등록.
○…무소속의 정몽준의원은 지난 4월의 7백81억원보다 18억원 많은 7백99억원을 등록,여전히 부호의원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
한편 지난 재산파동때 물의를 야기,대만에 가있는 정동호의원은 보좌관을 통해 지난번(28억8천만원)보다 다소 줄어든 25억여원을 신고.
▷중앙부처◁
이경식 부총리는 지난번 등록때보다 1천만원정도 줄어든 재산을 등록.
논현동집의 공시지가가 현 시가보다 높아 오히려 올라간 반면 상계동 차남소유의 아파트는 공시지가가 낮아졌다. 또 보험해약 등으로 금융자산은 4백만원이 줄고 자동차는 차종만 신고하고 가격은 신고하지 않아도돼 전체적으로는 1천만원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고병우 건설부장관은 지난번보다 재산목록에는 변함이 없으나 총액이 3억원정도 오른 13억원정도여서 여론의 향배에 신경. 이는 입각하기전 쌍용증권사장 재직시절 배당받은 주식을 지난번에는 액면가인 5천원으로 신고했으나 이번에는 재산등록이 시잔된 지난달 12일 종가인 2만2천여원으로 등록하다보니 3억여원이 증가했다는 설명.
사정한파때 세무공무원 재산과 관련된 갖가지 루머와 보도에 시달린바 있어 국세청은 극도의 보안속에 등록을 진행하는 등 직원들의 재산등록 상황을 알아보려는 보도진에 유난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법조계◁
헌법재판소는 재산공개 대상인 재판관들중 상당수가 등록재산이 수십억원대를 넘는 재력가들임이 드러나자 비판적인 여론이 조성될까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재판관들은 대부분 변호사 출신이기 때문에 재산이 많다는 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비판여론이 조성될까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 변호사 개업을 했던 대법관·헌재재판관들은 한결같이 『변호사를 해서 번 돈』임을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 주변에선 『변호사를 지내기만 하면 그렇게 떼돈을 벌수 있는 것이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들이 변호사를 해 벌었다는 재산이 수억∼수십억원의 천문학적 숫자여서 『아무리 변호사라는 직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된다지만 정상적인 수임료를 받고서야 어떻게 그런 돈이 생겨나겠느냐』는 것이 법조계의 비판이다. 헌재의 김용균 사무처장은 『재산공개가 위헌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힌바 있어 『재판관들을 변호하려한 발언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도 한다.
○검찰 느긋한 표정
○…검찰은 지난번 재산공개 파동으로 정성진 대검 중수부장과 최신석 강력부장 등 검사장 2명이 옷을 벗는 등 곤욕을 치렀지만 이번 공개에서는 검찰보다는 사법부와 군 등이 언론의 집중 추적을 받을 것으로 보이자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
그러나 검찰은 9월 정기인사에서 재산공개 대상인 울산지청장으로 발령이 날 가능성이 있는 사법고시 12회들까지 재산내용을 미리 제출하게 한뒤 비교적 꼼꼼한 검토과정을 거치는 등 「자라보고 놀란 심정」임을 반영.
검찰의 자체조사결과 9월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할 것이 분명한 사시 8회들은 재산이 문제가 될 만큼 많은 경우가 없었으나 그 아랫기수의 차장검사들 중에는 재산이 1백억원대가 되는 경우도 있어 검찰수뇌부가 고심한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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