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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물 주소 몰래 바꿔 '신분도용 사기'···카드 만들어 '돌려막기'

중앙일보

입력

타인의 신분을 도용해 신용 카드 수개를 만든 뒤 서로 돌려막는 방식으로 더 많은 돈을 빼돌리는 신종 사기수법이 등장했다.

LA카운티셰리프국 월넛지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한인 문모씨는 5월부터 7월까지 2개월여간 총 8만여달러 이상의 신분 도용 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했다.

셰리프국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우편물 주소 변경’이라는 고전적인 방법에 ‘카드 돌려막기’까지 동원하는 교묘한 수법을 썼다고 밝혔다.

우선 용의자는 피해자 문씨의 우편물 수취 주소를 자신이 우체국에서 개설한 개인사서함으로 돌려놓았다. 물론 가짜 서명을 이용했다.

문씨가 모르는 사이 신용 카드나 은행구좌를 개설하는 등 범죄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이 사이 용의자는 문씨 뿐만 아니라 문씨의 아내 신원까지 이용해 최소 크레딧 카드 4~5장과 은행 구좌 2개를 만들었다.

이후 이 카드와 구좌들을 이용한 용의자 빼돌리기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용의자는 카드의 납부금을 다른 카드로 내는 방식으로 돌려막는 등 대담한 수법을 사용했다.

문씨가 피해 사실을 알게된 것은 지난달 초 구좌를 열지도 않은 신용 카드 거래 내역서를 받고 나서다. 총 사용액은 2만7000여달러.

이 카드에 대한 정황 파악이 끝나기도 전인 1주일만에 또 다시 개설하지도 않은 은행구좌 개인수표가 집으로 도착했다.

놀란 문씨가 신용조회 업체를 통해 조회한 결과 총 8만여달러의 빚이 쌓여있었다.

셰리프국에 따르면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었던 데엔 문씨가 5월부터 각종 명세서가 집으로 배달되지 않은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셰리프국 관계자는 “매달 오던 고지서나 명세서가 갑자기 끊어졌을 때엔 신분 도용 피해 사실을 의심해야한다”며 “신용 조회를 통해 더 큰 피해를 막을 것”을 충고했다.
[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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