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광복」완결 착수/고국에 오는 임정요인 유해 5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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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8년 맺힌한 조국흙속서 풀어/상해 임정청사앞 노제… 국립묘지 안장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 다섯분의 유해가 광복 48년만인 5일 봉환돼 비로소 조국땅에 비로소 영면하게 됐다. 국립묘지 애국지사 묘역 뒤편에 묘역 8백20평,예비묘역 3백30평,녹지 및 조경지역 8백10평 등 모두 1천9백60평 규모로 조성된 임정요인 묘역은 현재 공정의 90%가 진척된 상태로 박은식(1925년 임정 2대 대통령),신규식(1921년 국무총리),노백린(1923년 국무총리),김인전(1922년 임시의정원 전원위원장),안태국(신민회 서도총감)선생 등을 안장하기 위한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진흙옥함에 모셔
보훈처는 지난달 30일 장귀호 보상지원국장 등 4명을 중국 상해에 파견,실무절차를 마쳤으며 3일에는 유족대표 5명을 상해 만국공묘에 보내 4일 유해를 화장,국내에서 진흙을 빚어만든 직경 30㎝,높이 30㎝ 크기의 옥함에 모신다음 상해 임시정부청앞 마당로에서 노제를 치를 계획이다.
5일 오전 6시 이충길 국가보훈처차장을 단장으로 유족 등 「선열 5위 봉환단」 60여명이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상해에 도착,만국 공묘에서 천묘식을 갖고 유해를 본국으로 봉환해 김포공항에서 「봉영식」을 가진뒤 국립묘지 현충관에 봉안한다.
임정 2대 대통령을 역임한 박은식선생의 유해는 4단계 구조인 임정요인 묘역 최상단 중앙에 30평 규모로,국무총리를 지낸 노백린·신규식선생과 의정원 원장을 지낸 김인전선생은 둘째단 중앙에 8평규모로 장방형의 유택이 마련되며 국무위원급이 아닌 안택국선생의 유해는 별도로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된다.
국립묘지측은 유해안장때 각각 유택의 좌측에 옥함을 안치,배우자의 유해가 안장될 자리를 남겨두기로 했다.
○배우자와 나란히
현재 상석·두름돌 등은 이미 설치됐으나 오석비문의 경우 유족들이 문구를 아직 마련하지 않아 미안성 상태.
5월27일 방한한 중국의 첸치천(전기침) 외교부장이 김영삼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선열 5위 봉환문제가 논의된 뒤 지난달 3일 중국으로부터 유해봉환 수락을 공식 통보받은 정부는 국민제전위원회(위원장 황인성 국무총리)를 구성,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이때부터 주무부처인 국가보훈처 선양사업과와 국립묘지측은 유해안장에 한치의 차질도 허용될 수 없다는 각오로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묘역 단장과 행사준비에 임했다.
6일부터 4일간 참배객들을 맞을 임시 영현봉안소의 의장대를 24시간 배치하는 것은 물론 단체참배객들을 위한 안내원 배치에도 소홀히 할수 없었다.
특히 10일 오전 10시에 거행될 영결식과 11시에 거행될 안장식 준비를 위해서 철저히 사전점검은 물론 도상연습까지 마친 상태.
묘역에 쓰일 상석 하나 두름돌 하나까지도 혹시 흠집이 있을 것에 대비,두세차례씩 점검했다.
선열의 유해를 봉환할 전세기 운항을 맡고 있는 대한항공측은 봉환단에 70대고령 인사가 10여명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침 기내식으로 전복죽을 준비할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다.
○의장대 밤낙 배치
대한항공측은 당초 정원 1백60명정도의 보잉 727기를 준비했으나 유해봉환이 역사적 사건임을 감안,정원 2백58석규모의 A­300기로 바꿨다.
유해봉황길에 나설 박은식선생의 친손자 박유철씨(55·건설부 공무원교육원장)는 2일 『86년 작고하신 선친(박시창 전 광복회장)이 「할아버지를 이 땅에 꼭 모셔라」는 유언을 남기셨다』며 『선친의 뜻을 받들 수 있게돼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진세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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