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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식히는 음악 축제 열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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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여름 휴가철을 맞아 초대형 대중음악 축제가 설악산과 남이섬 두 곳에서 열려 젊은 음악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있다.
MBC 대학가요제 출신 모임인 노래 사랑회는 31일부터 3일간 남이섬 잔디광장에서「노래사랑93 남이섬 축제」를 연다.
이에 앞서 27일부터 8월4일까지 강원도 고성 세계 잼버리대회장에선 1백여명의 국내가수들이 참가하는「설악 미래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수만명의 청중 및 관객들에게 국내 가수들이 총출동해 현존하는 모든 장르의 대중음악을 선보이는 이 축제들은 우리 대중문화의 영향력과 질적인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공연과 휴가를 즐기는 가족들의 레저를 연결해 폭넓은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이들 공연은 야외에서 여러 날에 걸쳐 연속적인 축제를 벌임으로써 일종의 「대중음악 해방구」를 형성하려는 첫 시도로서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대형공연은 외형적으로는 미국 청교도주의의 종언 및 반전평화운동으로서의 반항문화인 록음악 축제를 보여준 69년「우드스톡 페스티벌」을 본뜨고 있다.
그러나 이들 공연은 보수주의와 권위주의에 도전하는 대중음악의 특성을 내세우기보다는 자연·환경보호와 장애인을 돕기 위한 기금마련을 표방하고있어「우드스톡 페스티벌」처럼 문화적·사회적 변화를 향한 역사적인 이정표가 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1회성 공연이 아니라 밤을 지새워가며 자연 속의 대중음악 축제를 만들려는 이 공연들은 장마철에 아랑곳없이 비가 오더라도 그대로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노래사랑 공연은「음악적 정서의 재분배 및 더불어 잘살기」라는 거창한 주제를 내걸고 있다.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를 풍미해온 대중음악인들이 모여 자연의 넓은 무대에서 세대를 초월한 축제무대를 만든다는 취지다.
노래사랑 공연을 주최한 대학가요제 출신자들은 70년대에 미국의 팝 문화에 젖어 성장기를 보낸 사람들로서 우리의 낭만적인 젊은이문화를 형성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 공연에는 임백천·배철수·조하문·유열·원미연·권인하·장현철 등 대학가요제를 통해 연예계에 진출한 가수들과 70년대 이후 한국 대중음악을 주도해온 송창식·김세환·이문세·변진섭, 그룹「산울림」「들국화」「신촌블루스」등이 대거 참여한다.
노래사랑 공연은 젊은이들만의 축제현장을 만들기보다는 휴가를 즐기러온 온 가족의 놀이문화를 수렴하기 위해 오후의 음악 공연과 함께 오전 시간에는 에어로빅·가족놀이 한마당·아마추어 노래자랑 등의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설악 미래축제」는 수년간 방치돼있는 잼버리대회장을 활용. 대공연장과 함께 3만평 규모의 야영장과 음식·상가 등을 일시적으로 만들어 음악 공연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이승철·이승환·김종서·변진섭·「015B」「서태지와 아이들」등 1백여명의 젊은 가수·그룹들이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보이고 임백천·서세원·정재환·김승현·서인석 등이 MC로 나선다.<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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