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산업」 수요는 갈수록 느는데…소비자 보호는 "낮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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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여가산업은 21세기의 10대 유망사업으로 꼽히는 수요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나 서비스부실·거래의 불공정성·불철저한 안전관리 등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한국소비자보호원(원장 김인호)에 여가공간시설·회원권·여가용품 등 여가산업과 관련해 상담문의와 피해구제를 호소해온 소비자는 90년3백94명, 92년 1천3백62명이었다.
93년에는 1천7백여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3년새 1.3배 늘어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26일 오후 2층 대강당에서「여가산업과 소비자문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가져 관심을 모았다.
◇실태=김광득 박사(해운항만청 차장)는 한국 여가산업을 스포츠용구산업·여가공간 시설산업·여행관련 여가산업·향락산업 등 4가지로 분류.
여행관련 여가산업만도 휴양콘도미니엄 20개 업체, 관광호텔 4백30개 업체, 교통업 9만6천3백42개 업체(버스 3천2백45곳·택시 9만2천8백82곳·항공기 2백15곳) 등이다.
향락산업은 룸살롱·스탠드바·디스코클럽·퇴폐이발소·러브호텔·헬스클럽 등이 제대로 집계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스포츠 용구산업의 경우 91년 말 현재 국내 연간 생산액만도 스포츠화 2조1천8백27억여원을 비롯해 낚시·스포츠의류·체조·육상경기용품 등 모두 2조7천여억원에 이른다.
◇문제점=한국소비자보호원 김성천 선임연구원(거래제도연구실)은 ▲노인·장애인·저소득층에 해당되는 여가기회의 불평등 ▲업체 난립에 따른 소비자피해의 급증 ▲소비자 안전체계의 미흡 ▲거래에 관한 소비자보호 관계법규의 미비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소보원 상담창구에 비친 가장 큰 불만사례(건수 기준)는 회원권에 관한 것으로 소비자보호가 매우 시급한 분야다.
여행업에서는 일정의 일방적인 변경, 여가용품의 경우 통신판매 등에 의한 제품불량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소비자보호 대책=소비자보호원 김 연구원은 『거래의 적정화를 위해 일본처럼 「회원계약법」을 조속히 제정해야하며 안전을 위해 물품하자에 대해 제작자의 책임을 엄격히 묻는 「제조물 책임법」의 제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또 국가적 차원에서 여가산업의 육성 및 건전화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인재양성 및 정보의 확산 ▲여가관련·정부조직(일본은 경제기획청 내 국민생활국)의 신설·운영 등을 대책으로 꼽았다.
또 우선적으로 소비자들이 건전한 놀이문화에 앞장서고소비자피해 구제 등 방법을 적극 활용하는 등 철저한 권리의식을 발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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