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없어 10분 거리 50분|연천군 임진강변 주민들 고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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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민통선 북방지역인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원당·자작리 주민 1천여 명은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파주군 적성 면이 주요 생활권인데도 교량이 설치돼 있지 않아 불과 10분 거리를 50분 가량 돌아 다녀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리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19일 주민들에 따르면 임진강을 가로지를 경우 원당·자작 리에서 적성 면 두지 리까지는 3㎞거리에 불과하지만 이 구간에 교량이 없어 원당·자작 리∼장남면사무소∼전동리∼틸교∼두지리 간(17㎞)우회도로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 68년 임진강 통행수단이었던 나무다리가 태풍으로 유실된 뒤부터 80년대 중반까지는 강을 오가던 목선 4∼5척을 이용해 강을 건넜었다. 그러나 5년 전부터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목선 운행도 중단돼 하루 6회씩 왕복하는 버스를 타고 10분 거리를 40∼50분씩 돌아 민통선 남방지역인 파주군 적성 면에서 시장을 보거나 농산물을 출하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적성 면 적성 중-고, 파평면 상광중·고, 문산읍 파주 고등으로 통학하는 1백50여명의 학생들도 평균 3시간에 한대씩 운행되는 버스시간을 맞추기 위해 식사도 걸러 가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며 버스를 놓치면 2∼3시간씩 걸어다니기 일쑤다.
원당1리 이장 유흥계씨(61·농업·연천군 장남면 원당1리765)는『장마철이면 유일한 교량인 틸 교가 물에 잠겨 고립되기 일쑤』라며『당장 다리를 놓기 어렵다면 임시 가교를 설치하거나 대형 도선을 운행해 주민 민원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천군과 파주군은 지난해말 총 사업비 13억4천만원을 투입, 94년 말까지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파주군 적성면 두지리 간을 잇는 길이 3백60m·폭6m규모의 교량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천·파주군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군비 6천만원을 제외한 12억8천만원을 지원해줄 것을 경기도에 요청했으나 지원액은 6억 원에 그치고 있어 경기도가 나머지 사업비 6억8천만원까지를 지원하지 않는 한 착공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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